"美정보당국, 이란에 핵보다 강력한 호르무즈 통제권 줬다 평가"

CNN, 소식통 인용…"이란, 이제 언제든 원할 때 재봉쇄 가능"

걸프국 공격과 양대 억지력…현재로선 재발방지 메커니즘 불확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이란의 현재 종전 합의로는 향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정보당국이 최근 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이제부터 언제라도 원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접근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를 두고 이란 신정체제가 세계 경제를 해칠 강력한 새 무기를 미국과 전쟁의 결과물로 획득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정보당국 평가 내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우리(미국)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이란에 사실상 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전후 전략적 사고변화를 강조하며 "호르무즈 통제권은 어떤 핵무기보다 강력한 신무기"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등을 계속 무기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배경으로 이란의 상당한 무기 재고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전쟁 뒤에도 미사일, 발사대, 자폭드론, 소형 쾌속정 등을 보유해 기뢰를 깔거나 통항하는 선박을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이란은 전쟁으로 파괴된 무기제조 기반을 미국의 예상보다 빨리 재건하고 이미 새로운 자폭드론 생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이란이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시도한다면 자해적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쟁 과정에서 확인된 것처럼 우방인 중국과 주변 걸프국이 반발해 이란에 불리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호르무즈 해협을 억지수단으로 삼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걸프국 공격을 양대 억지력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CNN은 이란이 걸프국 타격도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전쟁을 통해 비슷하게 깨달았다는 게 정보당국 평가라고 전했다.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과 전쟁 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변국 에너지 시설을 폭격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병행된 이 같은 공격 때문에 세계 경제는 에너지 공급이 급감하고 물가가 급등해 전례 없는 고통을 받았다.

이란이 여기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과 마찬가지로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홍해까지 억지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전해졌다.

CNN은 이란이 미국과 협상이 결렬될 때를 대비해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를 동원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는 '경제적 핵옵션'을 기획하고 있다고 다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정보당국의 이 같은 평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결단과 마무리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지를 충분히 계산하지 않은 채 전쟁을 시작한 데 따른 오래 지속될 충격이 정보당국 평가에서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앞으로 계속 세계 경제를 볼모로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새로운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안이 담긴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 차원을 뛰어넘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해설했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먼저 개방하고 이란 비핵화와 대이란 제재 해제 등 난제를 협상하자는 내용이 담긴 MOU에 합의했다.

이 같은 종전 로드맵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서명을 통해 발효되지만 최종 명시된 조항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호르무즈 해협이 합의에 따라 통행료 징수 없이 열릴 것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미국이 향후 호르무즈 해협의 재봉쇄 등 세계 경제 무기화를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차단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한 형국이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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