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 빗장 푼 카카오뱅크, 금융 AI 경쟁 앞서간다

(로고=카카오뱅크 제공)
(로고=카카오뱅크 제공)

금융위원회가 이번 주 망분리 규제 완화 조치 1차 대상을 10곳 선정한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일부 대형 금융사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반면 카카오뱅크는 당국의 엄격한 AI 보안 기준과 클라우드 인프라 안전성 요건을 통과하면서 향후 금융권 AI 전환(AX) 경쟁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7일 정례회의 보고를 거쳐 신한·하나·우리은행과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총 10개 금융사에 대해 보안 목적의 생성형 AI 활용을 허용하는 비조치 의견서를 발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총자산 10조원, 상시 종업원 1000명 이상인 49개 금융사 중 AI 활용 능력과 보안 역량 요건을 충족한 곳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일부 대형 시중은행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이처럼 엄격한 심사 기준을 제시한 배경은 미토스(Mythos) 등 고성능 AI를 악용한 최신 사이버 위협 때문이다. 고도화된 AI 해킹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사 역시 고성능 AI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지만 지난 2013년 도입된 물리적 망분리 규제가 그간 금융권의 기술 도입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중 유일하게 1차 대상에 진입하며 이 같은 규제 유예 혜택을 선점하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4년 2월 서울 상암동에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AI 연구·개발 전용 데이터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엔비디아 H200 및 H100 등 고성능 GPU 기반의 대규모 AI 모델 학습 환경을 독립된 인프라로 갖춘 것이 특징이다. 주전산센터와 분리돼 있으면서도 전용 회선으로 연결돼 보안성과 신속한 서비스 연계 체계를 동시에 확보한 구조다. 

보안 리스크를 제어할 AI 거버넌스 체계도 직접 구축해 둔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4년 1월 금융권 최초로 AI 경영시스템 국제표준(ISO·IEC 42001) 인증을 획득했다. 이와 함께 ISO 27001(정보보안), ISO 27701(개인정보보호) 등 글로벌 표준 인증과 국내 통합보안인증(ISMS-P)을 모두 확보하며 종합적인 정보보호 역량을 입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네트워크 신뢰를 전제로 하지 않는 상시 검증 기반의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금융 서비스의 신뢰 기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비조치 의견서 발급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외부망 연계를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취약점 점검, 사내 보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 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하루 수천 건에 달하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및 모의 해킹 테스트, 여신 심사 자동화 모델 적용 등 리스크 관리 및 사내 업무의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대고객 서비스의 진화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500만명을 돌파한 통합 브랜드 카카오뱅크 AI를 통해 대화형 AI 검색과 금융 계산기 등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해 왔다. 

지난 4월 보안성 심사를 거쳐 데이터 연동 범위 확대를 이미 완료한 만큼 복잡한 예적금 금리 비교나 대출 한도 조회 등을 자연어 플로우 기반의 초개인화된 맞춤형 자산관리 상담 영역으로 즉각 확장할 수 있게 된다. 개발 생산성 측면에서도 사내 개발자들이 생성형 AI 코딩 어시스턴트를 제한없이 활용할 수 있어 신상품 출시 및 앱 업데이트 주기가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NeurIPS, BMVC 등 글로벌 AI 학회에서 금융 특화 원천 기술력을 지속해서 인정받아 왔으며 지난해에만 생성형 AI 모델 기술을 중심으로 총 36건의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면 이 과정에서 확보한 프롬프트 공격 탐지 기술 등은 물론 카카오뱅크가 출원한 AI 이체, AI 모임 총무, AI 수어 상담 시스템 등 고객 체감형 혁신 서비스들의 상용화 및 고도화 역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금융사들이 보안 체계 마련에 집중하는 동안 선제적 인프라를 갖춘 카카오뱅크가 먼저 망분리 완화 조치를 적용받게 되면서 하반기 금융 AI 서비스 기획 및 출시 속도에서 앞서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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