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캠프’서 태어난 20살 이란쿤다, 데뷔전 결승골…호주 승리 이끌다

호주 신성 네스토리 이란쿤다. AP 연합뉴스

월드컵마다 스타는 탄생한다. 2026 북중미월드컵 14일(이하 한국시각)의 스타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의 네스토리 이란쿤다(20·왓포드FC)가 아닐까.

그는 이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의 비시(BC) 플레이스에서 열린 조별리그 D조 1차전 튀르키예와 경기에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월드컵 본선 데뷔전에서 결승골(전반 27분)을 넣으며 호주 대표팀의 월드컵 역대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10 남아공 대회 때 조별리그 가나전에서 골을 넣은 브렛 홀먼(당시 26살)이다.

이란쿤다는 폭발적인 스피드, 강력한 슈팅, 자신감 넘치는 공격력 등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20살인데 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등을 두루 거쳤다. 호주 축구의 신성이다.

그가 난민 캠프에서 태어나 꿈을 이룬 서사의 주인공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그의 부모는 부룬디 출신이다. 이란쿤다가 태어나기 전 그의 누나가 병에 걸렸으나 내전으로 치료를 받을 수 없자, 가족은 탄자니아로 망명했다. 탄자니아 난민 캠프에서 2006년 이란쿤다가 태어났다. 그리고 그가 생후 3개월이 됐을 때 가족이 호주로 이민했다.

이란쿤다는 호주에서 축구를 시작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재능이 있었다. 16살에 호주 1부 리그에 데뷔했다. 18살인 2024년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에서 1군 기회를 잡지 못하자 지난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왓퍼드로 이적했고, 42경기에서 4골 5도움을 올리며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란쿤다 외에도 호주 대표팀에는 난민 가정 출신 선수가 더 있다. 이들은 난민 가정 어린이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꿈에 도전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스포츠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돕고 있다고 한다.

꿈을 이룬 이란쿤다는 이날 득점 뒤 “내 축구 인생에 큰 영감을 준 선수”인 호주 축구 전설 팀 케이힐(은퇴)을 떠올리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란쿤다는 “그는 호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골을 넣으면 그와 똑같이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축구 선수, 대표팀, 월드컵 골이라는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이란쿤다는 20일 오전 4시 미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다시 등장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조회 193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