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오렌지티셔츠까지…선거철만 되면 터지는 '인증샷 색깔 논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투표하려고 줄을 섰는데 사람들 옷 색깔이 눈에 띄더라고요. 지지하는 정당을 추측하는 재미가 있었지만 저도 그렇게 비칠까 조심스러웠어요."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한 직장인 김모(34) 씨는 흰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투표소를 찾았다.
선거철마다 여야 정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이나 빨간색 옷을 입은 유권자들에게 유독 시선이 갔던 경험 때문에 특정 정치 성향으로 오해받을까 봐 논란이 될 만한 옷차림을 피한 것이다.
선거철 소셜미디어에 특정 정당을 연상시키는 색깔을 드러낸 행위는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래퍼 이영지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빨간색으로 염색한 모습의 '셀피'를 올리며 '머리색 예쁘지'라고 적었다가 논란을 불렀다.
'일부러 정치색을 드러낸 것 아니냐'라거나 '선거 기간 왜 (야당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염색한 사진을 올렸냐' 등 반발이 일었다.
결국 이영지는 다시 검은색 머리로 염색한 뒤 '지금이 중요한 시기인 걸 분명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소통하려는 의지가 앞서 마구잡이로 최근 근황 사진을 올렸다'며 사과글을 올렸다.

[이영지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가수 이승환도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사전 투표한 '인증샷'을 올렸다가 비슷한 반응을 얻었다.
그의 게시물에는 '야당으로 갈아탄 것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빨간색 옷을 입어도 의심이 안 간다' 등 댓글이 달렸다.
이승환은 앞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 있다. 이후 구미시가 정치적 선동을 금지한 서약서 제출 거부를 이유로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 공연장 대관을 취소하자 이승환은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에 투표할 때 특정 색상의 옷을 입으면 안 된다는 내용의 규정은 없다.
다만 공직선거법 제166조3항은 선거일에 완장·흉장 등의 착용 방법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표지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어서 후보자 이름이나 기호가 적힌 옷을 입는 행위는 금지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관계자는 "선거할 때 입는 옷 색깔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며 "정당이나 후보자 이름, 기호가 들어간 옷이나 선거 운동용 복장 등만 제한된다"고 말했다.

[데프콘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지만 다수 연예인은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투표 인증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가수 데프콘은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파란색과 빨간색이 반씩 섞인 옷을 입은 인증 사진을 공개했다. 제20대 대선 때는 검은색 바탕에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흰색이 모두 들어간 외투를 입은 채 인증샷을 찍어 화제가 됐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투표하고 떡볶이 먹고 있어요'라는 글과 함께 빨간색 떡볶이와 파란색 떡볶이 사진을 함께 올린 게시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빨간색 떡볶이만 올렸다가 특정 정당 지지자로 비칠까 봐 파란색을 입힌 떡볶이 사진까지 급히 끼워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누리꾼은 정치적 중립을 향한 노력에 감탄하는 내용의 댓글을 게시했다.
선거철마다 '색깔 논란'이 반복되자 최근에는 자신만의 투표용지를 만들어 투표 참여를 인증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나 개성 있는 문구가 담긴 종이를 인쇄해 간 뒤 기표소 안에서 도장을 찍어 인증하는 방식이다.
아이돌 팬덤별로 개성 있는 투표 인증 용지를 제작해 공유하거나 개인이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용지를 나누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jung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