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기부했어요" 기특한 19세 KB 막내, 주전 리베로도 꿈꾼다 [수원 현장인터뷰]

KB손해보험 리베로 이학진이 1일 수원KB인재니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KB손해보험 이학진(오른쪽).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KB손해보험 막내 이학진(19)이 주전 리베로를 향한 미래를 꿈꿨다.

이학진은 하동초-하동중-순천제일고 졸업 후 2025~2026 V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KB손해보험에 입단한 리베로다. 한국배구연맹(KOVO) 기준 키 171㎝ 몸무게 70㎏으로 배구선수치고 큰 편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리베로로서는 강점이 됐다.

1일 수원KB인재니움에서 만난 이학진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체육 시간에 감독님이 배구를 권하셨는데, 어머니는 처음에 키도 작은데 할 수 있겠냐고 반대하셨다. 그때 키가 작아도 할 수 있는 포지션이 리베로라고 말씀드렸고 초등학교 때부터 수비만 했다. 덕분에 기본기도 생겨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고 떠올렸다.

리베로 한 길만 고집해 만들어진 기본기는 프로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보통 V리그에서 많은 고졸 선수가 부족한 수비와 기본기를 이유로 프로 첫해에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하지만 이학진은 3라운드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 데뷔 첫 시즌을 13경기 42세트 리시브 효율 33.33%, 디그 평균 1.238개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이학진은 "신인인 만큼 일단 코트에 들어가면 절대 주눅 들지 않으려 했다. 또 내가 파이팅하면 형들도 같이 해주기 때문에 더 미친 듯이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족들이 엄청나게 잘했다고 하고 지인들도 영상 많이 봤다고 해주셨는데, 리시브와 2단 토스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그 부분을 보완하고 있고, 팀적으로는 블로킹, 2단 토스, 수비 시스템 위주로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 이학진(가운데)이 지난 2월 16일 2025~2026 진에어 V리그 5라운드 한국전력과 홈경기에서 팡팡플레이어에 선정된 뒤 미소짓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19세 막내가 가장 주목받은 경기는 2025~2026시즌 5라운드 한국전력 전이었다. 치열한 봄 배구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이학진은 김도훈(28·OK저축은행)과 호흡을 맞추며 KB손해보험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때 이학진은 디그를 전담하면서 리시브 효율 28.57%, 평균 2.25개의 디그를 해내며 데뷔 첫 팡팡플레이어(경기 MVP)에도 선정됐다.

이때를 떠올린 이학진은 "나도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쉬는 날까지 나와서 형들이랑 훈련했던 때라 더 뜻깊은 경기였다. 경기 시작 전엔 엄청나게 떨렸는데 막상 시작하니 안 떨렸다. 방송 인터뷰 때 다시 떨렸는데 조금씩 풀렸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지난해 아쉬운 부분이 더 많았다. 그래서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느낀 시즌이었다고도 생각한다. 이번 비시즌에 퓨처스리그와 컵대회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서, 시즌 때는 성숙하고 자신 있는 모습으로 나서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학진이 빠른 성장을 보여준 덕분에 KB손해보험도 주전 리베로 김도훈(28·부산 OK저축은행)의 FA 이적을 응원해줄 수 있었다. 이학진은 "처음에 (김)도훈이 형이 떠난다고 했을 때 '진짜 가는 건가?' 했고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내 역할을 해서 주전 자리도 확실하게 잡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KB손해보험 이학진(왼쪽).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이어 "도훈이 형도 '열심히 해, 넌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해주셨다. 새로 (장)지원이 형이 왔는데 나랑 수비 스타일이 비슷해 위치 선정 잘하는 법을 많이 배우고 싶다. 또 요즘은 일본의 오가와 도모히로(30·산토리 선버즈) 선수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리시브를 잘하는데 몸이 너무 가벼워 보이고 수비할 때 날렵해서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벌써 프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지만,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풋풋한 스무살이다. 여전히 돈 관리도 부모님이 하신다고. 고등학교 때는 부모님과 함께 모교에 고향 하동군 지역에 장학금 300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학진은 "초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초록우산 등에 기부했다. 부모님이 여전히 월급을 관리해주시는데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솔직히 대학교도 가고 싶긴 했는데 프로에 와서 더 빨리 성장하고 싶었다. 캠퍼스 생활을 못 한 것에 후회는 조금 있다"고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든든한 형들 덕분에 하지 못한 대학 생활에 대한 미련도 털어낼 수 있었다. 이학진은 "형들이 '너는 어리니까 하고 싶은 대로 재미있게 배구해. 너에겐 내일도 있고 잘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해'라고 응원해주신다. 형들이 다들 정말 잘해주신다. 프로가 됐으니 주전 리베로에 이어 국가대표까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KB손해보험 이학진(가운데).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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