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로보틱스·AI팩토리 협력 강조
“서울 GTC 개최 가능성도 언급

“젠슨!”
대만 타이베이 시내의 한 식당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모습을 드러내자 200명가량의 인파가 몰린 현장은 순식간에 들썩였다. 곳곳에서는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황 CEO는 시민과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직접 사인한 선물을 건넸다.
황 CEO는 1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 방문 계획과 협력 방향을 설명했다. 서울에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개최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서울이 원한다면 가서 개최할 것”이라며 “왜 안 되겠는가”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우리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칩뿐 아니라 D램(DRAM), 과학, 로보틱스, AI 팩토리 분야에서 함께하고 있고 앞으로 함께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지포스(GeForce) 초기 시절부터 오랫동안 특별한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한국 방문 목적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우리를 지원해 준 한국의 모든 파트너에게 감사하기 위해 간다”며 “올해는 매우 좋은 한 해였고 한국의 파트너사들도 좋은 성과를 냈다. 축하와 감사 인사를 전하고 하반기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는 매우 바쁠 것이고 내년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더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우리는 언제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고려한다”며 “한국은 훌륭한 생태계를 갖고 있고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많다. 경제가 잘 성장하고 있고 연구팀과 과학 커뮤니티도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협력과 관련해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저전력 D램(LPDDR)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황 CEO는 “HBM도 중요하고 LPDDR도 중요하다”며 “중요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HBM 공급업체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성능과 품질, 신뢰성, 공급 능력을 핵심 요소로 꼽았다. 그는 “HBM은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복잡한 기술”이라며 “성능과 품질, 신뢰성, 공급이 모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고 오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그들의 성공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로보틱스에 대해서는 “한국은 제조업 국가”라며 “인구 규모에는 한계가 있지만 상상력과 창의성, 야망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로보틱스가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엔비디아가 한국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 CEO는 한국 음식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을 묻는 말에 “치킨과 삼계탕, 삼겹살을 먹을 것 같다”며 “나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온갖 종류의 맥주를 마실 것”이라며 “안에서는 소맥도 마시고 있다”고 웃었다.
다만 한국 방문 일정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추가 질문에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황 CEO는 “가족과 함께 짧은 휴가를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서형석 삼성전자 DS부문 중국법인장,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이사 부사장, 김민표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엔비디아 측에서는 황 CEO의 딸 매디슨 황과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곽노정 사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회동과 관련해 “AI의 미래와 잠재력, 파트너십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HBM 관련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지만 사업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파트너십에 대해 긍정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내부 미팅 분위기에 대해서는 “사업 논의보다는 파트너십과 협력 중심의 화기애애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황 CEO는 오는 4일 저녁 한국에 입국하고 이튿날인 5일부터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인사들과 AI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