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대기업 노조들의 성과급 요구가 잇따르자 “기업 이익의 배분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권고를 회원사에 배포한 것과 관련해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성과급이 노사 교섭 대상이라고 밝혔다.
양대 노총은 경총의 권고에 대해 노사 교섭 관행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1일 성명에서 “노동자의 경제·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주는 사항은 노사 간 협의와 교섭의 대상”이라며 “실제 현장에선 성과급뿐만 아니라 복지, 고용 안정, 교육 훈련 등 다양한 의제가 교섭을 통해 결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도 “완성차 업계를 비롯한 제조업 현장에선 기본급 인상과 별도로 사업장 단위에서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성과급 안건을 논의해왔다”며 “수십년 동안 노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하던 영역을 갑자기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지난 31일 회원사에 배포한 특별권고문에서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 이익의 배분 기준 제도화는 기업의 고유한 경영 판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성과급 제도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과주의 원칙에 기반해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 등 성과급 지급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자, 교섭에서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경영계 차원의 대응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최근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성과급 요구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이날 자료를 내어 “10일 4시간 부분파업 및 판교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구조 등을 두고 사쪽과 이견이 큰 상태다. 노조 쪽은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법원이 ‘성과 인센티브’를 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과 교섭 대상 여부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많은 기업이 기본급 비중을 낮게 유지하면서 지급해온 성과급은 사실상 노동자의 핵심 소득원”이라며 “성과를 만들어낸 주체 중 하나인 노동자가 이를 분배하라는 요구는 정당한 것으로 이미 관행적으로 지속돼왔다”고 강조했다.
노동부도 노사 교섭에서 성과급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단체교섭 대상은 복지 등 기타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기 때문에 임금이 아니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며 “기존에도 성과급에 대해 (노사가) 교섭을 해왔다”고 말했다.
박다해 권효중 강재구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