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단기간에 급등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단타 거래’ 양상이 심해지면서 단기 과열로 인한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은 지난 27일부터 출시된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대응을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16종이 출시된 첫주인 지난 27∼29일 유가증권시장 일일 회전율(상장종목 대비 거래량의 비율) 상위 20개 종목을 살펴보니, 가장 높은 회전율을 나타낸 것은 ‘솔(SOL) 에스케이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로 무려 2014.31%(5월28일)에 달했다. 상장된 주식 전체가 하루 동안 20번 넘도록 손바뀜이 일어났다는 것을 뜻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거의 전부인 15∼16종이 3일 내내 순위권에 들었고, 다수 상품의 회전율이 100∼200%였다. 1일 기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일일회전율이 각각 0.77%, 0.79%인 것과 비교하면 단타 양상이 극도로 강하다.
변동률이 일반 종목의 2배인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는 장기 보유할수록 누적 수익률이 일반 종목보다 낮아지는 특성(음의 복리 효과)상 3∼5거래일 단기 매매를 권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출시 이전부터 잦은 손바뀜에 대한 우려가 일었다. 다만 지금의 단기 과열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준서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상장지수펀드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한 상품인데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두 종목으로 구성하니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 됐다”며 “당국이 소위 말해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며 지수를 상승시키려 도입했겠지만, 예상보다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져 속도 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잦은 손바뀜의 배경에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있다. 기관보다 관련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는 단타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날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투자자별 거래실적을 따져보면, 지난 27∼29일 개인이 3조3천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천억원 순매수, 기관은 3조7천억원 순매도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과거 한국은 선물·옵션 거래대금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투자자의 베팅 성향이 강한 나라라서, 어찌 보면 지금의 단기 과열은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증시 변동성 확대에 대해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급락장이 오면 노후 대비 자금이나 생활자금으로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재산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 등을 부추길 수 있는 증권사 영업 행태를 지속해서 점검하는 한편 향후 단계별 대응 방안도 살펴볼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가 과장 광고를 하거나 투자자들의 과도한 매매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더 확대될 경우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처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 재교육 등의 추가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