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조달러 클럽 가입과 함께 삼성전자가 굳건히 지키고 있는 국내 시가총액 1위까지 넘볼 태세다. 5월28일 기준 삼성전자(우선주 제외)의 시가총액은 약 1749조원이며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1616조원으로, 에스케이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93% 수준까지 바짝 다가섰다. 국내 주식시장의 랠리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해 5월1일 삼성전자 대비 에스케이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율은 약 39% 수준에 불과했다. 약 1년 만에 국내 시가총액 1, 2위 기업간 격차가 근소한 수준까지 좁혀진 것이다. 동기간 에스케이하이닉스 주가는 1190% 상승한 반면에 삼성전자 주가는 440% 상승한 데 그친 영향이다.

국내 반도체산업을 대변하는 양대 기업의 시가총액 격차가 축소된 원인에는 에스케이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를 선점한 효과를 우선 들 수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반면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반도체에만 집중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지속될 기대감이 크다는 점에서 시가총액 1등 자리를 두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뜨거운 경쟁이 앞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말처럼 국내 대표 반도체 업체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일 수 있음은 국내 주식시장과 경제에는 긍정적 신호다. 물론 이들 반도체 대장주 주가 급등과 이에 따른 쏠림 현상으로 주식시장 내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함께 버블 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철저히 이익 사이클에 기반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소위 버블 리스크와 다소 다른 결이라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반도체 쏠림 현상이 국내만의 독특한 현상은 아니고 미국 등 주요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강력한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과 인공지능 산업 확장성이 낳은 이례적 현상이다. 올해 전세계 주식시장을 보면 인공지능 및 반도체산업 기반이 단단한 미국, 한국, 대만 및 일본 주식시장이 여타 주요국 주식시장 대비 강한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인공지능 및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즐겨야 할 시기다.
중요한 것은 반도체 업황이 주식시장은 물론 경기에 미칠 영향 혹은 낙수효과다. 한국은행은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6%(기존 2.0%), 2.1%(기존 1.8%)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500억달러로 2024년(1231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상향 조정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반도체 경기 호황 지속 시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추가 상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쏠림 현상 혹은 양극화라는 일부 부작용을 유발시킬 수 있지만 반도체 업황 호조는 국내 경기 확장사이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국내 경기를 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반도체 슈퍼 호황의 수혜, 즉 낙수효과가 주로 어디로 흘러갈지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박상현 iM증권 수석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