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뇌물’ 박근혜·이명박까지 선거판 불러낸 국힘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방문해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박근혜 두 전임 대통령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을 지원하러 전국을 종횡무진한다. 재임 중 저지른 범죄로 수감됐다가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다.

두 사람의 일정과 동선만 봐선 가히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급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1일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등을 지원한 데 이어 1일엔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아가 유권자들을 만났다. 앞서 그는 5월15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중구 청계천을 함께 걸으며 지지 메시지를 낸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5월23일 대구를 시작으로 25일 충북 옥천, 충남 공주, 대전을 방문했고, 27일에는 경남 진주·양산, 울산, 부산, 28일에는 강원 원주·횡성, 29일에는 경남 남해를 찾았다. 31일에는 다시 대구를 찾아가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퇴임한 대통령에게 ‘정치적 중립’이 의무는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와 달리 한 사람의 시민으로 정치적 신념에 따라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 같은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만 봐도 전임 대통령이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에 참석하고 모금 행사를 벌이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24년 총선 때 부산과 경남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두 전임 대통령은 사정이 다르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뇌물을 받고 재벌 총수를 사면해준 혐의 등으로 17년형을 선고받았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재임 중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등으로 탄핵당한 뒤 재판에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중범죄자다. 사면·복권으로 법적·정치적 권리를 회복했다고는 하나, 이들의 죄책 자체가 사라진 게 아니다. 국민은 두 사람에게 ‘통합에 기여하는 국가 원로’의 모습처럼 거창한 걸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특별한 용서’를 받은 이들에 걸맞게, 최소한의 ‘인간적 염치’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책임이 크다. 친위 쿠데타 옹호 세력에 얹혀가는 것도 부족해 뇌물죄와 국정농단으로 처벌받은 전임 대통령들까지 선거판에 불러낸 정치적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가. 무고하게 옥살이를 하고 나온 양심수인 양 처신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아무리 지지층 결집이 다급한 선거 국면이라도 공당으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음을 국민의힘은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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