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길을 잇는 수학의 마법

쾨니히스베르크 다리를 제미나이로 만든 이미지.

수학사의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다. 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는 도시를 가로지르는 프레겔강과 그 위에 다리 7개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어느 지점에서 출발하든 7개의 다리를 딱 한번씩만 건너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지 내기를 했지만,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18세기 최고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이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보았다. 그는 지도의 세세한 풍경과 강물의 흐름을 지우고, 땅은 ‘점’으로, 다리는 ‘선’으로 치환했다. 복잡한 지형지물을 추상화된 관계망으로 바꾼 이 사고의 전환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 복잡한 시스템을 분석할 때 사용하는 ‘그래프 이론’의 시초가 됐다.

그는 각 점에 연결된 선의 개수가 홀수인지 짝수인지에 따라 ‘한붓그리기’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들은 모든 점에 홀수 개의 다리가 연결되어 있었기에, 한붓그리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증명됐다.

‘한붓그리기' 원리는 현대 사회의 물류와 교통 시스템의 근간이 됐다. 택배 배송 기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중복 없이 모든 길을 지나는 최적의 경로’를 찾는 일이다. 이는 오일러의 경로를 찾는 과정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한번 지난 길은 다시 지나지 않도록 효율적인 경로를 짜는 것은 단순히 수학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일이 아니다. 택배 기사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해주는 일이며, 유류비를 포함한 막대한 사회적 경비를 절감하는 일이다. 더 나아가 불필요한 공회전과 이동 거리를 줄임으로써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환경보호에 이바지하는 숭고한 실천이기도 하다. 내비게이션 알고리즘도 거대한 점과 선의 연결망 속에서 최적의 길을 찾아내며, 그 뿌리에는 300년 전 오일러의 통찰이 깃들어 있다.

오일러의 마법은 평면을 넘어 입체의 세계에서도 완벽한 질서를 찾아냈다. 바로 ‘오일러의 다면체 정리’다. 어떤 다면체든 꼭짓점 수에서 모서리 수를 빼고 면의 개수를 더하면 항상 ‘2'가 된다는 마법 같은 공식은 우주가 설계된 기본 원리 중 하나다.

축구공의 오각형과 육각형 가죽 조각들이 완벽한 구형을 이루는 것도, 현대 건축물이 복잡하고 기하학적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거센 바람과 하중을 견디는 것도 모두 수학적 질서 덕분이다. 수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지탱하는 뼈대이자, 무질서 속에서 조화를 찾아내는 설계도인 셈이다.

오일러가 다리 개수를 세며 세상의 연결 구조를 파악했듯, 우리 학생들도 수학적 사고를 통해 삶의 난제를 단순화하고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생이라는 복잡한 그래프 위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수많은 문제 역시, 결국 본질적인 ‘점'과 ‘선'을 찾아내는 눈이 있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라는 커다란 도화지 위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은 소중한 빛을 발하는 하나의 ‘점'이다. 그리고 그들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맺어가는 관계는 아름다운 ‘선'이 되어 학교라는 커다란 그래프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 학생들이 오일러의 공식처럼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한붓그리기를 하듯 막힘없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최우성 다산고 교장·‘수포자도 수학 1등급 받을 수 있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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