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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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최초 '은퇴 경기'…30년 선수생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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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생인 허재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타고난 운동신경과 끈질긴 성격으로 농구 골대 그물이 찢어질 때까지 연습했다. 압도적 재능으로 두각을 드러내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제7회 아시아 청소년 농구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후 1990년대 한국 농구를 풍미했던 허재는 2003~2004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났다. 국내 농구 역사상 최초로 열리는 은퇴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몰린 팬들 열기는 뜨거웠다.
입장권을 구하려는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경기 당일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3000여장이 3시간 만에 매진됐고, 체육관은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주변에는 허재 은퇴를 아쉬워하거나 축하하는 글귀가 담긴 현수막이 걸렸다.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후배 스타들도 총출동해 은퇴하는 선배 앞날을 응원했다.
은퇴 경기는 화이트 팀과 블루 팀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허재는 전반에 화이트 팀, 후반에 블루 팀 유니폼을 입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남은 힘을 다 쏟아붓고 떠나겠다는 듯 마지막 순간까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코트를 뛰어다녔다.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허재가 후배들 헹가래를 받은 뒤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하자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행복한 미소를 짓던 허재는 어느덧 눈시울이 붉어진 상태로 한동안 코트에 서 있다가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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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로서도 '정상' 오른 허재…왜 퇴출까지 당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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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22년 프로농구 신생 구단 '데이원' 대표로 농구계에 복귀한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구단은 한국농구연맹(KBL) 가입비 미납과 고양 오리온 인수 대금 미지급, 선수 임금 체불 등 문제를 일으키며 경영난을 겪었다. 결국 KBL은 2023년 6월 데이원을 리그에서 제명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구단이 제명된 것은 처음이었다.
허재도 책임론 속에 구단 대표나 협회 임원, 감독, 코치, 해설자 등 프로농구와 관련된 어떠한 직책도 맡을 수 없게 됐다. 과거 5번의 음주운전 적발과 두 아들 특혜 논란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던 허재는 이 사건으로 불명예를 안고 농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그는 방송 활동도 중단했으나 2개월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복귀한 뒤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