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여당 지도부 중 일부는 분열의 언어를 쓰고 있다”고 짚었다.
문 전 대행은 유튜브 채널 ‘평산책방’에 1일 공개된 영상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서 운영하는 평산책방은 ‘호의에 대하여’라는 책을 낸 문 전 대행을 초청해 북토크를 진행했다. 평산책방 3주년을 맞이해 마련된 이 자리엔 시민은 물론 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등이 함께했다.
문 전 대통령 소개와 함께 마이크를 건네받은 문 전 대행은 강연 도중 ‘설득의 언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예를 들면 계획을 추구한다면, 계획의 내용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변화 그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는 거다. 그럴 때 설득을 할 때 그 사람에게 좀 익숙한 언어로 설득을 하면 저는 거부감이 좀 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판사로 있는 동안 굳이 거칠게 말한다면 ‘보수의 언어로 진보의 가치를 말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그 메시지가 다 통했다”고 했다.
문 전 대행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 제가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보수의 언어로 그분들을 설득했다. 그래서 8대 0이 된 거다”라며 “후회하지 않으려면 언어를 통합의 언어를 써야 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행은 “그런데 어떤, 여당의 지도부 중에 일부는 저는 분열의 언어를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기적인 이해관계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인 이해관계는 불리하다”고 했다.
문 전 대행은 또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사이에는 균형을 갖춰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내 신념에 따라 이런 행동을 하였으므로 그 결과가 나쁘더라도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 남 탓이다’, 이게 신념 윤리가들이 전형적으로 하는 말이다. 그건 야당의 언어다”라며 “여당은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려면 사람들의 평균적인 결함을 고려해서 결과가 나오도록 그렇게 정책을 짜고 실행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 통합’과 관련해 “원칙이 통일돼야 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예를 들면, 국회에서 국정 감사 기관 중에 국회의원이 결혼식을 하는 게 잘못됐다, 그런 원칙이 있다면 자당 의원이든 타당 의원이든 마찬가지”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타당 의원이 하면 비판을 하되 자당 의원에 대해서는 ‘너는 열심히 투쟁했으므로 내가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주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그건 사회 통합을 할 수가 없다. 적어도 그 원칙 정도는 통일이 돼야지 원칙이 통일되지 않는 사회가 어떻게 정치 공동체를 이룰 수 있겠냐?”라며 “공동체라는 건 공통적인 게 있을 때 공동체고, 공통적인 게 없다면 우리는 국가를 이룰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왜 자꾸 까먹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지역 ‘향판’으로 판사생활을 하던 문 전 대행은 2019년 문 전 대통령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12·3 비상계엄 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심리를 이끌었으며 지난해 4월 퇴임했다. 이어 지난 1월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로 임용된 바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