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농어촌 의료] ①공보의 37% 급감 붕괴 위기…복무기간이 발목

일반 사병보다 2배 긴 36개월 복무에 젊은 의사들 외면

2026년 신규 편입 98명 불과…2031년까지 수급난 지속 전망

[※ 편집자 주 = 농어촌 지역 의료의 최후 보루인 공중보건의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역 보건의료 체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정부는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건지소 기능을 개편하고 비대면 진료를 확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인력 수급의 핵심인 복무 기간 단축 등 근본적 해결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공보의 급감 원인과 현황, 정부의 장단기 대응 방안을 3편의 기획 기사로 집중적으로 분석합니다.]

전공의 복귀한 충북대병원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1일 오전 복귀 전공의가 충북대학교병원 1층에서 가운을 벗고 있다. 충북대병원의 레지던트와 인턴 등 전공의 92명은 이날 하반기 수련을 재개했다. 2025.9.1 pu7@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농어촌 지역의 일차 의료를 책임지는 의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숫자가 1년 사이 40% 가까이 줄어들면서 지역 의료 안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신규 편입된 의과 공보의는 98명으로, 올해 복무가 만료되는 인원인 450명과 비교하면 충원율이 22%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전체 의과 공보의 규모는 2025년 945명에서 2026년 593명으로 37.2%나 급감했다. 이는 2017년 전체 복무 인원이 2천116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든 수치다.

젊은 의사들이 공보의를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일반 사병에 비해 지나치게 긴 복무 기간이 지목된다. 현재 육군 사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로까지 단축됐지만 공보의는 군사훈련 기간을 제외하고도 꼬박 36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7.9%가 공보의를 희망하지 않는 이유로 사병 대비 상대적으로 긴 복무 기간을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 중 94.7%는 복무 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된다면 현역 사병 입대 대신 공보의 복무를 선택하겠다고 답해 복무 기간 단축이 수급난 해소의 핵심임을 시사했다.

여기에 2024년부터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이어진 의정 갈등의 여파로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에 공백이 생기면서 수급난은 더욱 심화했다. 의대생들의 군 휴학이 급증하면서 공보의 부족 현상은 오는 2031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역 보건의료기관의 의과 의사 수는 지난 10년간 약 44% 감소했으며 특히 공보의 감소로 의료 취약지의 의료 자원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지역별 인력난은 통계 수치보다 훨씬 처참하다. 경기도의 경우 공보의 인원이 지난해 45명에서 올해 13명으로 71.1%나 급감했고 충남(47.7%)과 경남(40.5%) 등 주요 농어촌 지역도 40% 이상의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읍면 단위 보건지소의 공보의 미배치 비율은 2025년 59.5%에서 2026년 82.1%로 치솟았으며 2027년에는 86.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가 없어 진료하지 못하는 보건지소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 738곳 중 128곳은 의과 진료 자체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 28곳, 충남과 전남 각 18곳 등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지역 간 의료 서비스의 질 양극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열린 군의관·공보의 확충 및 제도개선 정책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박재일 회장은 "복무 기간을 줄이면 단기적으로 인원이 감소해 의료 공백이 생길 것이라 우려하지만 이는 단계적인 감축 방식으로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보의는 지역을 이해하는 다수의 의료인을 만드는 제도인 만큼 복무 기간 단축과 처우 정상화 등을 통해 지역 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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