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실거주 감면 확대…비거주는 축소” ‘장특공제’ 갈 방향은 정해졌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방향을 밝히면서 논쟁이 연일 확대되고 있다. ‘1주택자=실수요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들을 보호 대상으로 간주해온 기존 세제 정책 방향의 큰 줄기를 바꾸는 것인 만큼 정교한 설계가 요구되는 까다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특공제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주택을 장기 보유한 1주택자를 보호하는 방도로서 1988년 도입됐다. 양도세는 장기간에 걸쳐 늘어난 양도차익을 매도할 때 한꺼번에 과세하는 구조라, 양도차익 가운데 물가 상승에 따른 명목상 이익을 공제해주려는 목적도 있었다. 애초 10년 이상 보유할 경우 최대 30% 공제가 적용됐는데 정권을 거치면서 혜택 규모가 점차 확대돼, 현재는 10년 보유·거주한 경우 최대 80%까지 공제된다.

실수요 보호장치로 여겨졌던 장특공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진 것은 집값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크게 치솟아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장특공제는 고가주택에 지나친 감세 혜택을 제공해 ‘똘똘한 한채’ 현상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미 장특공제는 십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기는 ‘갈아타기’의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도시연구소가 분석한 실거래 사례를 보면, 2016년 7억3천만원에 취득한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를 올해 20억5천만원에 매도해 13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은 사람이 장특공제 80%를 적용받아 과세표준이 1억1천만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는 2145만원, 실효세율은 1.6%에 그친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투기적 거래를 억제하려면 장특공제율을 대폭 축소하는 세법 개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물론 장특공제 축소가 1주택자의 이사를 제한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주택자가 자기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서 이사하는 경우는 대부분 지금보다 좋은 집으로 가려는 것인데, 장특공제가 폐지되면 새집으로 이사하는 부담이 늘어난다”며 “단순히 유예기간을 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장특공제가 완전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 이 대통령은 거주 기간에 대한 감면은 확대하고 투자·투기 목적의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은 축소하자는 개편 방향성을 밝혔다. 또한 직장,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가 된 경우도 보호하겠다는 입장이다. 장특공제를 완전 폐지하는 내용의 윤종오 진보당 의원의 법안에는 대통령이 선을 긋고 있다.

투자·투기성 보유와 부득이한 사정에 의한 ‘일시적 비거주’를 어떻게 구분할지는 과제다. 현재 소득세법에서 ‘1주택자’ 적용을 받으려면 가족 모두 거주해야 하지만, ‘취학·근무 형편·요양’ 세 가지 이유로 일부 구성원이 해당 집에 살지 못해도 증빙서류로 확인되면 거주를 인정해준다. 재정경제부는 이 요건을 조정하거나 다른 요건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취학의 경우 고등학교와 대학교만 인정하고 초·중학교는 인정하지 않는데 이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장특공제 폐지 외에도 과도한 세제 혜택을 줄이는 다양한 방안이 있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적절한 수준을 찾아갈 수 있다”면서도 “다주택자 규제와 달리 1주택자 장특공제는 섬세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기 쉽다”며 정교한 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조회 220 스크랩 2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