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양형 기준 상한형…"방어 능력 없는 아동 잔혹 학대 살해"
'세상의 전부' 부모 탓에 생후 133일 사망·그 절반 60일간 학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처]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잔혹한 학대로 생후 4개월 만에 숨진 '해든이'(가명)의 친모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직접 가해자인 어머니, 방임한 아버지 등 두 부부에게 대법원 양형기준의 최상한에 해당하는 중형으로 엄벌 의지를 밝혔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는 2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무기징역, A씨의 남편 B씨에 대해 징역 4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친부모로서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무한 책임이 있는데도, 아동은 세상의 전부와 같은 부모의 학대로 생후 133일 만에 사망했다"며 "살아있던 절반 기간인 60일간 학대를 당해 비참하게 사망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재판부는 "지금 이순간에도 아이를 기르면서 웃고 우는 부모들을 비롯한 국민에게 충격과 분노를 줬다"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결과 또한 매우 중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A씨에 대해서는 "스스로 방어할 능력 없는 아동을 잔혹하게 학대해 결국 살해했다"며 "아이를 독립적인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처럼 대하면서 분노 표출의 대상으로 삼은 반사회, 반인륜적인 중대 범죄"라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다", "선입견 없이 판단하면서도 적절한 형벌권 행사로 피해 아동을 위로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 역시 주어진 책무로 판단한다"는 등 발언으로 중형 선고까지 고심의 흔적도 내비쳤다.
부부 각각의 공소사실에 대한 대법원 양형 기준은 A씨 징역 20년에서 무기징역, B씨 징역 1년 2개월에서 4년 6개월로 이날 양형은 최상한에 해당한다.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오전 11시 43분께 전남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인 아들을 무차별로 때리고, 물을 틀어놓은 아기 욕조에 방치해 다발성 골절과 출혈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같은 해 8월 24일부터 19차례에 걸쳐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피해 아동의 몸에서는 다수의 멍, 장기 출혈, 복강 내 500㏄ 출혈이 확인되기도 했다.
B씨는 학대를 방치하고, 사건 참고인을 고소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A씨에 대해 무기징역, B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구형대로 선고된 A씨에 대해서는 항소 시 공소 유지에 힘쓰고, 구형에 못 미치는 형이 선고된 B씨에 대해서는 항소해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았지만, 보완 수사를 거쳐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12일 분량 홈 캠 파일 약 4천800개의 영상과 음성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통해 평소 학대 사실, 단순 익수로 보기 어려운 신체 손상 등을 밝혀냈으며 B씨를 직접 구속해 기소하기도 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 관계자는 "자기방어나 보호 능력이 부족해 피해를 호소조차 할 수 없는 아동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의 실체가 묻히지 않도록 엄정 대응하겠다"며 "사회와 가정의 온전한 보호 대상이 돼야 할 피해자 보호·지원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최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학대 장면 등이 담긴 홈 캠 영상이 일부 공개되면서 일명 '해든이 사건'이라 불리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전국의 부모들은 지난 결심 공판에 이어 이날에도 법원 주변에 근조 화환 200여개를 설치하고 '해든이 추모 및 아동학대 근절·법 개정 촉구 집회'를 열어 엄벌을 요구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A씨 부부를 태우고 법원으로 들어오는 호송 버스를 10여분간 가로막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순천=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3일 전남 순천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서 해든이 추모 및 아동학대 근절·법 개정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생후 4개월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친모가 탄 호송차를 가로막고 있다. 2026.4.23 iso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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