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 하향 논의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중회의실에서 제5차 상임위원회를 열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방안에 반대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인권위는 앞서 2018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소년범죄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고 국제 인권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날 논의는 회의 말미 이숙진 상임위원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해 잠시라도 논의하자”고 제안하며 이뤄졌다. 김학자 상임위원은 “특별히 다른 요소가 없으면 (반대 입장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상임위원도 다시 반대 의견을 표명하거나 성명을 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고, 오영근 상임위원 역시 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에 안창호 위원장은 사무총장 등과 협의해 성명 발표 시점을 정하겠다고 했다.
촉법소년은 형법상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살 이상 14살 미만 청소년이다. 현행 형법상 만 14살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구분돼 처벌할 수 없기 때문, 이들을 촉법소년으로 규정하고 소년부 보호사건으로 별도 심리해 형사처벌 대신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내린다. 형사미성년자 기준 연령은 1953년 형법 제정 이래 개정된 적이 없고, 촉법소년 연령 상한 또한 1958년 소년법 제정 뒤 개정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촉법소년 연령을 만 14살에서 만 13살로 하향하는 방안을 보고하자, 이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논의가 재점화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압도적 다수 국민은 (촉법소년 연령을) 한 살은 최소한 낮춰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인 거 같다”며 “공론화를 거쳐 두 달 후에는 결론을 내자”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