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교류 상징' 신압록강대교 건너 단둥 방문…정상회담 없는 방중은 처음
국정원 보고 과정서 '김정은 접견 상대' 혼선…'김정은식 실용외교' 평가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6.10.2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당일치기로 방문한 것은 과거 방중 행보와 비교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중 양국의 사전 예고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고 귀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단둥에 도착해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하고 서열 4위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만난 뒤 당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작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 참석 이후 1년 1개월 만이며 집권 후 6번째다.
과거 방중 때마다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는 전례를 고려해 김 위원장이 베이징까지 이동해 시 주석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었지만, 김 위원장은 단둥에 머물며 왕 주석 등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 일정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최고지도자의 동선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북한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방문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베이징 방문 때만 해도 중국 외교부와 북한 관영매체가 김 위원장의 방중을 약 일주일 앞두고 관련 일정을 알렸지만, 이번에는 양국 매체의 사전 발표 없이 당일 방중 소식이 알려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6.10.2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이 확인되는 과정도 긴박하게 전개됐다.
북중 양국 매체가 침묵한 가운데 정부 소식통이 연합뉴스에 "김 위원장이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도착했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이 처음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수일 전부터 고위급 방문 소문이 돌았고, 경호 훈련이 목격되거나 압록강변과 신압록강대교 등 주요 지역에서는 장갑차와 경찰 특수부대 등이 배치된 모습이 주민들의 눈에 띈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 하루 전날 국회를 찾아 정보위원회에 관련 동향을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날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중국 내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당일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에 관련 동향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하는 중국 고위급 인사가 중국 권력 서열 2위 리창 국무원 총리로 알려졌다가 왕 주석으로 정정되는 일도 벌어졌다.
윤 의원은 국정원 보고를 토대로 김 위원장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으나 중국 매체 보도 이후 김 위원장의 접견 상대가 왕 주석으로 확인됐다고 정정 공지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추가 보고를 받았다면서 당초 리 총리가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됐다가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접견 상대가 변경된 정확한 경위와 시점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국정원이 잘못된 정보판단을 국회 정보위에 보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중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일을 앞두고 랴오닝성 단둥을 방문해 북중 간 혈맹관계를 재확인하고 친선 계승 의지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2026.10.2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비록 정상회담은 없었지만, 중국 지도부가 고위급 인사를 보내 김 위원장을 맞이하고 환대한 것은 북중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을 맞이한 왕 주석은 올해 7월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주년을 계기로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만났다.
왕 주석은 방북 당시 북한의 대표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돌아보는 등 북중 조약의 전략적 성격을 강조하며 경제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중 간 경제협력을 논의했던 왕 주석과 약 3개월 만에 재회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전통적인 정상외교보다는 신압록강대교 개통을 계기로 한 경제협력 확대에 있었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은 항미원조기념관을 참관한 데 이어 단둥의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귀국길에는 신압록강대교를 이용했는데, 지난 15일 공식 개통한 이 다리를 직접 건너고 현장을 살펴본 것은 김 위원장이 향후 교량을 통한 인적 왕래와 무역, 경제협력 확대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다리 중간지점에서 "이 다리가 두 나라를 잇고 우리의 마음도 더 굳게 잇는 역사적인 사명을 의심할 바 없이 정확히 수행하게 되리라"는 기대도 표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방문을 명분과 이념을 활용해 실리를 챙기는 김 위원장의 '실용외교'로 평가하면서 신압록강대교 현장점검 차원의 방중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중국과의 군사적·역사적 혈맹을 재확인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a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