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나무만 깎은 한선현 조각가, 근작전 열었다

전시장에 나온 한선현 조각가의 근작 중 일부. 나무를 다듬어 만든 원판에 나뭇가지 모양의 손을 뻗은 사람의 얼굴을 돋을새김하고 채색했다. 노형석 기자

한선현 조각가는 30여년간 줄곧 나무를 깎아 동물과 사람의 우화적 군상을 빚어왔다. 회화와 조각이 서로 녹아드는 작가 특유의 근작들이 서울 문래동 철공소 골목에 있는 대안예술공간이포의 개인전에 나왔다. ‘당신은 외나무 다리를 어떻게 건너시겠습니까?’란 제목을 단 개인전에서 작가는 목조각 작품들을 통해 관객에게 전시 제목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외나무 다리 위에서 서로 싸우는 두 염소의 우화 장면을 새긴 조형물을 일종의 화두로 삼아 인간과 동물의 갖가지 몸짓, 표정을 살린 환조·부조·드로잉을 2~3층에 내보이면서 두 생물종의 대등한 공생을 이야기한다. 매끄럽고 물성 없는 이미지들이 넘치는 시대 흐름과 달리, 깎고 다듬고 칠한 자취를 나무 표면에 그대로 남긴 손질의 육감이 찰지게 다가온다. 31일까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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