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무늬 머리 장식한 '셰숑크' 누구…때론 적 밟는 모습으로도
왕궁 유적서 찾은 스핑크스 형상…'종교 개혁가' 아케나텐 묘사
12월 개막 '미라, 봉인된 신비', 파라오의 권위·신성성 소개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사람의 얼굴에, 사자의 몸을 한 형상이 엎드려 있다. 대개 왕궁이나 신전, 무덤 입구에서 건축물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남자 얼굴이지만, 그리스에서는 여성의 모습이다.
3개의 피라미드가 일렬로 늘어서 장엄한 경관을 이루는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단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제4왕조의 파라오 카프레(재위 기원전 2547년∼2521년경)의 피라미드 인근에 있는 건 전체 길이가 73.5m에 이르며, 태양이 솟아오르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모두 '스핑크스'(Sphinx) 이야기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스핑크스를 상상 속 존재가 아니라, 인간을 넘어선 초월적 존재로 생각했고 왕의 권력을 상징하는 대상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집트 문명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스핑크스는 어떻게 표현될까.
올해 12월 11일 서울 예술의전당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선보이는 특별전 '미라, 봉인된 신비'에서는 두 파라오의 모습을 담은 스핑크스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동 재질의 '셰숑크 왕의 스핑크스'는 작은 조각상이다.
가로 1.9㎝, 세로 6.7㎝, 높이 5.1㎝ 크기의 유물은 마치 장난감 같다. 머리부터 어깨까지 이어지는 줄무늬 모양의 머리 장식, 네메스를 착용한 모습이다.
조각상에는 '셰숑크' 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같은 이름을 가진 파라오 가운데 정확히 누구를 묘사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리비아인과 이집트인의 피를 이어받은 가문 출신으로, 당시 분열됐던 이집트를 다시 통일한 셰숑크 1세(재위 기원전 946년∼기원전 925년경)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물을 소장한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박물관 측은 "작은 크기의 스핑크스 조각상은 신전에 봉헌하는 제물이나 제의용 기물을 장식하는 용도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의례용으로 쓰일 때 스핑크스는 '보호'의 기능을 했다고 한다. 왕과 왕비를 이집트의 적을 짓밟는 스핑크스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종교 개혁'을 이끈 주인공, 제18왕조의 파라오 아케나텐(기원전 1351년∼1334년경)을 스핑크스로 표현한 유물도 있다.
아케나텐은 이집트의 여러 신 대신 태양을 상징하는 아텐을 유일신으로 숭배하는 개혁을 단행했고, 자신의 이름도 '아멘호테프 4세'에서 '아케나텐'으로 바꿨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주(州)에 있는 스핑크스상 [촬영 김상훈]
석회암에 새겨진 '스핑크스로 묘사된 아케나텐 왕'은 아케나텐이 기존의 수도 테베를 떠나 새로운 수도(텔 엘-아마르나)에 지은 왕궁 유적에서 찾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35∼1936년 발굴 조사 과정에서 출토됐으며, 영국의 비영리 자선 단체이자 학술 단체인 이집트탐사협회(EES)가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한다.
석회암 조각에 새긴 스핑크스는 앞발 혹은 양손을 든 모습이다.
박물관 측은 "스핑크스는 태양과 밀접하게 연결된 존재"라며 "왕은 태양과 긴밀하게 연결된 존재이자 신성한 수호자로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유물은 고대 이집트에서 신성한 권위를 가진 파라오를 소개하는 역사적 증거로서 한국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제 미라 등 150여 점이 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연합뉴스가 브루클린박물관, 동아일보, 채널A와 함께 주최한다.
네이버·카카오톡·티켓링크·인터파크 등에서 얼리버드(조기 예약) 티켓을 살 수 있다. 성인 1명당 1만3천500원으로, 정가(성인 2만2천원) 대비 약 39% 저렴하다.
전시는 내년 4월 11일까지 약 4개월간 열린다.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