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선수들이 스위치를 켰다" 경기 전부터 시작된 인천 파이널A '대역전 드라마' [인천 현장]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제주 SK전을 앞두고 선수단 버스 맞이 응원을 펼친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 /사진=김명석 기자

"다들 말은 안 했지만, 그때부터 마음속에서 뭔가 끓어올랐던 거 같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캡틴 이명주가 웃으며 말했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33라운드 제주 SK전 3-1 승리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이날 인천은 제주를 꺾고 극적으로 파이널 A그룹(상위 스플릿) '막차'를 탔다. 이명주도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의미가 남다른 승리이기도 했다. 정규리그 최종전, 인천으로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제주를 제치고 극적으로 파이널 A로 향할 수 있었다. 윤정환 감독조차 이 정도로 '결정적인 경기'를 지휘해 본 적이 없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그만큼 경기를 앞둔 선수단에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다.

그런 선수단의 부담감을 털고, 오히려 집중력을 한껏 끌어올려 준 '포인트'가 있었다. 경기 전 수백명의 팬들이 모여 선수단을 맞이한 이른바 '버스맞이' 응원이었다. 중요한 일전을 앞둔 선수단을 위해 인천 팬들은 구단 버스가 입장하는 길목부터 응원가를 부르고, 응원 구호를 외치며 선수단을 응원했다. 버스가 오기 한참 전부터 응원가와 응원 구호는 경기장 바깥까지 퍼졌고,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경기장 입구로 향하는 과정에선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울려 퍼졌다. 인천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 그라운드가 아닌 경기장 밖에서부터 이미 든든한 응원을 등에 업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이명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이명주는 "선수들이 그때(버스맞이 응원)부터 뭔가 스위치를 켠 것 같다"고 표현했다. 팬들의 버스맞이 응원이 선수들의 집중력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그는 "다들 마음속에서 뭔가가 끓어올랐던 거 같다. 저부터도 '오늘 정말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분들 덕분에,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정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정환 감독 역시도 경기 전 "선수들한테 (버스맞이 응원이) 굉장히 큰 힘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웅장함을 느끼고, 마음속에 뭔가 울림이 있는 그런 느낌이 있어서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천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제주를 압도했다. 무려 73%의 전반 볼 점유율 속 슈팅 수에서도 11-2로 크게 앞섰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내려선 상대 빈틈을 찾으려는 과정에서부터 높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전반전 경기력은 인천이 더 나았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비록 전반엔 균형을 깨트리진 못했으나, 후반 14분 이명주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비로소 파이널A가 보이기 시작했다.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뒤 네게바에게 환상적인 프리킥 실점을 허용하며 잠시 흔들렸지만 이후 이동률과 이청용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인천은 결국 3-1 승리를 거뒀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그야말로 극적으로 파이널 A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이명주는 "시즌 들어가기 전에 목표로 했던 상위 스플릿(파이널 A)에 진출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한 주 동안 인천 모든 팬분들, 선수들, 코치 등 모든 구성원들이 정말 오늘 승리를 간절하게 바랐을 텐데, 그게 결과로 이어져서 너무 기분도 좋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윤정환 감독도 "경기 전 선수들에게 '나에게는 인생 경기'라고 할 만큼 이런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긴장도 많이 했다"고 웃어 보이면서도 "서포터스 응원에 힘입어 힘을 낼 수 있었다. 경기 전부터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팬분들께도 축하드린다는 말씀도 함께 전한다"고 덧붙였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전 승리로 파이널 그룹A(상위 스플릿)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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