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펫푸드 수출 5억달러 외쳤는데…실적은 제자리, 수입단가는 수출의 2배

2027년 수출 5억달러 목표 내걸었지만 지난해 1억6050만달러…올 상반기 증가율 1%

수출단가 ㎏당 2.5달러, 수입은 5.1달러…독일식 고품질·프리미엄 전략 전환 시급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인사들이 23일 서울 중구 통일로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진행된 농식품부 중소기업 미래로! 세계로! 상반기 'K-Food+ 산업의 도약을 위한 상생협약식에 참석,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번 협약은 식품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과 농산업 분야 중소기업의 수출진흥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이다.  K-푸드 플러스는 농식품(K-Food)에 지능형농장(스마트팜), 농기자재, 반려동물음식(펫푸드), 동물용의약품 등 전후방산업을 포함한다. /사진=임한별(머니S)한국산 반려동물 사료는 1㎏당 2.5달러에 수출되는데, 외국산 사료는 5.1달러를 주고 들여온다. 수출품보다 수입품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싼 셈이다.

얼마나 많이 수출하느냐에 앞서 무엇을, 얼마에 팔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정부의 수출전략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20일 국회, 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하면서 2027년까지 펫푸드 수출액을 5억달러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연간 1억5000만달러 안팎이던 수출 규모를 3배 이상 키우겠다는 야심찬 구상이었다.

그러나 실적은 목표와 거리가 멀다. 지난해 펫푸드 수출액은 1억6050만달러에 그쳤고, 올해 상반기 수출액도 808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목표 달성 시한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난해 수출액을 기준으로 한다면 앞으로 수출목표는 3배 이상 늘려야 한다. 현재의 증가 속도로는 목표 달성을 기대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8일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랜드 내에 개점한 창고형약국 메디킹덤약국을 찾은 고객들이 건강기능식품 등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7일 문을 연 메디킹덤약국은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과 반려동물 관련 제품까지 폭넓은 상품군을 한 공간에서 제공하며 K-뷰티 화장품 전문 존을 별도로 운영한다. 2026.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수출 확대를 위해 요구한 정부의 지원 예산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수출 실적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점은 예산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농식품부가 설명해야 할 몫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이 농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 연관산업 해외 수출 산업화 사업' 예산은 2024년 18억4000만원에서 올해 90억9500만원으로 약 5배 확대됐다.

반면 펫푸드 수출액은 2024년 1억6010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6050만달러로 40만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원 규모는 커졌지만 수출 증가세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수출의 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수출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펫푸드 수출단가는 ㎏당 2.5달러였다.

반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단가는 5.1달러로 두 배를 웃돌았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0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열린 2026 냥냥펀치캣쇼를 찾은 참관객들이 반려동물 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01.30. jhope@newsis.com /사진=정병혁농식품부가 양적 확대를 통한 수출 지원전략을 가져가는 상황에서 해외 선진국의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최대 펫푸드 수출국인 독일은 중저가 제품을 수입하는 한편 고품질·프리미엄 제품을 수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기보다 품질과 브랜드의 신뢰를 바탕으로 시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2024년 독일의 펫푸드 수출액은 약 33억달러에 달했다. 수출단가는 ㎏당 3.0달러로 수입단가 2.8달러보다 높았다.

독일이 모든 제품을 비싸게 판매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국의 품질관리 역량과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이다.

KREI 역시 독일의 고품질·프리미엄 수출전략을 한국이 참고해야 할 사례로 제시했다.

우리 기업들의 취약점도 확인된다.

KREI가 반려동물 연관산업 기업 205곳을 조사한 결과, 수출기업들은 품질 경쟁력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지만 브랜드와 마케팅 경쟁력은 그보다 낮게 평가했다.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 뿐만아니라 소비자가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만한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그러나 현행 수출 지원정책은 해외 박람회 참가, 바이어 발굴, 현지화 지원 등 시장 진입을 돕는 사업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한 필요한 지원이지만,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육성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까지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실제 KREI 조사에서 수출 경험 기업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수출국의 규제와 인증 문제(30.4%)였다. 물류·유통 문제(14.9%), 현지 바이어 확보(12.5%)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시장 개척에 앞서 기업들이 각국의 인증과 검역 장벽을 넘도록 지원하고, 품질과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입증할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정부의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캐나다와 약 7년간 진행해 온 펫푸드 검역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국산 육류 성분이 포함된 제품의 수출길이 열렸다.

하지만 시장을 열었다고 곧바로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검역 협상 타결 당시 캐나다 당국의 공식 승인을 받은 국내 제조업체는 한 곳뿐이었다.

정부의 수출전략이 좀더 구체적이고, 실효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출기업의 숫자와 수출액 목표를 높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국제적 영양·안전성 검증,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현지 유통망 확보를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출액과 함께 수출단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신규 수출시장의 정착률 등을 정책 성과지표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품질과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산업전략의 중요성이다.

반려동물 한 업체 관계자는 "반려동물산업을 미래 수출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방향은 분명하지만 높은 목표치가 반드시 좋은 전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산 펫푸드가 세계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반려동물 산업육성 전략을 더 구체적이고, 촘촘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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