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향해 민주당 후보들을 지나치게 옹호하고 자신의 유세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며 또다시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다음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정 지지율이 두 차례 임기를 통틀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악재가 잇따르자 오랜 우군인 폭스뉴스까지 공격하며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폭스뉴스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민주당원들을 옹호하고, 공화당 후보보다 민주당원들의 견해를 방송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말 터무니없다. 폭스뉴스는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보이려고 지나치게 애쓰고 있다”며 “오늘 나의 대규모 캔자스 유세는 아르에스비엔(RSBN)에서 시청하라. 사전 보도도 아주 훌륭하다”고 적었다.
RSBN(Right Side Broadcasting Network)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인 조 실스가 2015년 설립한 극우 성향 온라인 매체다. 유튜브와 럼블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를 편집 없이 생중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독 가문이 지배하는 폭스뉴스는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우호적인 보도로 보수층 시청자를 확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캔자스주 최대 도시 위치토 인근 파크시티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는 유세를 한다. 캔자스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현역 상원의원인 로저 마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셜 의원에 대해 “미국 상원에서 단연 최고의 의원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운 반면, 해밀턴 후보는 “가짜이며 캔자스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폭스뉴스의 갈등은 최근 몇 달 사이 반복되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폭스뉴스가 자신의 유세를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면서 “우리 지지자들은 폭스뉴스에서 우리의 유세와 유세 관련 보도를 보고 싶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빠르게 시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폭스뉴스가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민주당원들과 대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런 식의 보도가 계속되면 시청률이 시엔엔(CNN)이나 엠에스나우(MS NOW)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스뉴스미디어의 제이 월리스 사장 겸 편집책임자는 지난 6일 액시오스에 민주당 상원 후보 인터뷰를 옹호하면서 “누군가는 반드시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폭스뉴스가 트럼프 행정부의 언론 통제 조처에 반대한 것도 양쪽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달 백악관이 시엔엔과 엠에스나우, 폴리티코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시엔엔을 백악관 영상 공동취재단에서 배제하자, 폭스뉴스를 포함한 주요 방송사들은 공동 영상 취재를 중단하며 항의했다. 이후 연방법원은 이들 언론사에 대한 출입 제한 조처에 제동을 걸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