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걸린 KS→곧바로 9위 추락' 한화의 냉정한 현실, 류지현호 키워드 '지속 가능 강팀+시스템 야구' [대전 현장]

국가대표감독에서 한화이글스 새 수장이 된 류지현 감독이 1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2027년은 내일부터다."

남들은 가을야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한화 이글스는 보다 빠르게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류지현(55) 신임 감독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라는 표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당장 2027시즌이 벌써 시작됐다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제15대 감독 취임식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혔다.

지난 10일 최종전을 끝으로 김경문(68) 감독이 물러났고 13일 한화의 새 감독으로 선임됐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을 확정짓진 못했지만 비전 하나는 확실했다.

2007년을 끝으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던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명장 선임 등으로 체질 개선을 도모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특히 KBO에서 단 2명 뿐이었던 1000승 감독 김응용(85)과 김성근(84)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도 했지만 둘 모두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지 못했다.

2018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나섰지만 연속성이 없었다. 이후 6년 동안 한화의 성적은 9위-10위-10위-10위-9위-8위에 그쳤다.

한화 선수단이 지난 10일 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2024년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고 이듬해 무려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쾌거를 썼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 흐름은 이어지지 못했다. 최고의 외국인 투수들을 데려왔던 지난해와 달리 외인들의 부진과 함께 한화는 9위로 추락했다.

냉정히 돌아봐야 하는 한화의 현실이다. 문제가 되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손보는 것이 아닌 일부 선수나 감독 교체로 큰 변화를 기대했기에 결과물이 신통치 않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최근 한화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그 보상으로 상위 라운드에서 우수 유망주들을 쓸어 담을 수 있었고 문동주, 노시환, 김서현, 정우주 등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 이젠 이들이 큰 부침 없이 꾸준히 리그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게끔 만들어줄 감독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

류 감독은 그 문제 중 하나로 불펜진과 야수진에서 확실한 위치가 고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꼽았다. 이로 인해 선수단이 혼란에 빠졌다는 것.

류지현 감독은 "올해는 한화가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부상자도 시즌 초반에 많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안고 시즌 꾸려왔다. 지나치게 지난 시즌을 두고 평가하기 보다는 앞으로 재정립하고 정리해야 하는 부분을 봐야 한다"며 "첫째는 투수진이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가 정립이 안 된 상태에서 시즌이 이어졌다. 그런 게 전체적으로나 개개인에도 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부분에서 당장 내일부터 훈련하는데 차근차근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감독에서 한화이글스 새 수장이 된 류지현 감독이 1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류 감독의 목표는 확실하다. 특정 호재나 악재에 따라 팀 성적이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고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최근 KBO 우승팀들보면 상위권을 3~5년간 지킨다. 이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강팀을 만들고 싶다"며 "솔직히는 빈틈도 꽤 보인다. 이런 부분에서 차근차근 하나하나 채워나가면 강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상위권에서 지속적으로 우승 문을 두드리다보면 좋은 시기가 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임 직후부터 석장현 신임 단장과 집중적으로 논의한 부분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3일이라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부분을 오늘까지도 계속 말했다. 시스템 야구를 하려는 생각이 일치한다"며 "감독 선임 후 사장님과 구단의 방향성을 말했을 때 일치하는 게 많았다. 감독하는 기간 동안 잘 만들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명문 구단으로가려면 감독 개인 역량에 팀이 흔들리면 안 된다. 구단의 방향성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감독이 같이 협업해서 방향성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그게 경기력에서도 나온다.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한화 팬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관찰하기 위해 한화생명볼파크를 종종 찾았던 류 감독은 당시부터 열광적인 한화 팬들에 매료됐다. 그는 "팬들 열정적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경기 후반에 '최강한화'를 외치는 모습은 저에게도 기쁨이 컸다. 이기거나 지거나 한결 같은 마음으로 해주시는 게 굉장히 감격을 받는다"며 "'최강한화'를 외칠 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했다, 집 돌아갈 때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남들보다 더 빠르게, 한걸음 더 움직여야 한다. 류 감독은 "2027년은 내일부터다. 마무리 훈련이라고 하지만 마무리라고 표현하고 싶지 않고 2027년 시즌의 시작이라고 하고 싶다"며 "포지션에서 특히 야수들의 경우 중복이 되는 부분은 교통정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와 멜버른 (스프링) 캠프를 통해서 최적의 조합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국가대표감독에서 한화이글스 새 수장이 된 류지현 감독이 1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그라운드로 나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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