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공개비판 등 문제…감찰 지시 접수는 아직
개문발차로 수사 지연 우려 속 감찰부터 관심…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1일 출범 9일째를 맞은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모습. 조직 수장 부재 속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 부족으로 수사 준비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수청은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을 검토하며 수사 착수를 준비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편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며 출범 뒤 첫 감독권을 행사했다. 2026.10.11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지 9일만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1호 감찰' 대상으로 정해졌다.
신설 수사기관 간부가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데 대해 제동을 걸고 조직 기강을 확립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중수청은 개문발차로 수사가 언제 본궤도에 오를지도 모르는 채 감찰부터 국민 관심을 받게 됐다는 비판도 받는다.

[윤호중 행안장관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1일 "임은정 청장은 중수청을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며 "중수청장 후보에 대한 지적질에 골몰하는 모습을 우려의 눈으로 보시는 국민들이 많다"며 감찰 착수를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임 청장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검찰 재직 시절 행적 등을 문제 삼으며 비판적 입장을 내온 데 대해 감찰 지시를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청장은 광주중수청장으로 임명된 후인 지난 5일에도 페이스북에 "초대 중수청장은 1호 중수청 수사관"이라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가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적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광주중수청장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약식문답을 하면서도 "한두달 안에 (중수청 수사가) 정상화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수청의 인프라와 시설 등이 부족한 상황을 공개적으로 꼬집은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수청 인력과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중수청의 수장도 공백인 상황에서 지방중수청장이 조직의 수장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내부 공격을 이어가자 정부가 조직 기강 확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은 이날 감찰 지시를 밝히면서 "과거 검찰의 정치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검찰 재직 시절 검찰 내부 인사들과 정부에 대해서 쓴소리를 자처한 임 청장이 새 수사기관에서 이런 관행을 반복해서 안 된다는 경각심이 발동하고, 검찰개혁 결과물로 출범한 중수청이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 장관의 이번 감찰 지시는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중수청법)'에 따른 것이다.
중수청은 중수청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토대로 임 청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날 오후까지 감찰 지시 관련 공문 등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수청 감찰 담당 관계자들은 휴일에도 불구하고 언론보도 후 출근해 감찰 사유와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청 관계자는 "공식적인 지시가 오면 신속하게 관련 규정에 따라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찰에서는 임 청장의 구체적인 발언과 행위가 공무원의 품위 유지 의무 등 관련 규정에 어긋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임 청장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친여성향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8일 임 청장을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임 청장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정신을 목숨처럼 수호할 책무가 있음에도 김지용 후보자와 관련해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다"며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하면서 자기 상관을 입맛대로 고르려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1일 출범 9일째를 맞은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모습. 조직 수장 부재 속 인력과 시설 등 인프라 부족으로 수사 준비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수청은 접수된 고소·고발 사건을 검토하며 수사 착수를 준비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편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며 출범 뒤 첫 감독권을 행사했다. 2026.10.11 ondol@yna.co.kr
임 청장은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감찰1과장 시절이던 2018년 진모 전 검사 성폭력 은폐 의혹을 감찰해달라는 민원을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 전 검사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처남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2018년 2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진상조사단)이 해당 의혹을 살피고 있었기 때문에 추가 감찰이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시 진상조사단은 김 후보자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 일체를 임의제출 받아 의혹을 조사했고, 감찰1과는 진상조사 경과 및 결과를 토대로 감찰 절차를 적정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3월 임 청장에게 '현재 진상조사단이 수사 중이므로 수사가 종결된 후 검토해 감찰 업무에 반영하겠다'고 알렸고, 같은 해 5월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 징계 시효가 도과됐거나 비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다시 감찰에 착수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통보했다"며 민원을 묵살하지 않고 당사자인 임 청장에게 두 차례 회신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20년 3월 30일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임 청장이 당시 조직 내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감찰하지 않았다며 고발한 사건에 대해 '각하' 처분했다.
대법원도 2022년 2월 15일 임 청장의 재정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재항고를 기각했다.
중수청은 앞으로 임은정 청장에 대한 문답 조사 등을 진행한 후 감찰 결과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별도의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수청법 제23조는 중대범죄수사청장 및 5급 이상 수사관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의결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다만, 감찰이 실제 징계 절차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수청장과 중수청 본청 2급 감찰관도 공석인 데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오는 14일로 예정돼 있어 감찰을 지휘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할 체계가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jung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