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혼인신고하고 2억3천만원 뜯어…1심서 징역 2년 6개월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소 농장을 크게 하고 있고 상가도 여러 채 갖고 있으니 행복하게 해주겠다."
소개팅 앱에서 만나 혼인신고까지 한 여성과 그 가족을 상대로 억대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문주희 부장판사)은 사기 및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혼인했던 B(50대)씨와 그 아들에게 빌리거나 이들의 명의로 된 신용카드 대금 2억3천여만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의 악연은 2022년 9월 시작됐다.
A씨는 소개팅 앱에서 만난 B씨에게 약 10억원이 들어있는 것처럼 꾸민 은행 계좌를 보여주면서 "내가 완주군에서 농장을 크게 하고 있다. 상가랑 상속받을 재산도 있다"며 부를 과시했다.
이들의 관계는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 이듬해 3월 혼인신고를 하고 정읍에 있는 B씨의 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행복한 미래를 그린 장밋빛 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다.
A씨는 "통장에 든 10억원이 묶여 있어서 현금이 필요하다"며 꾸준히 돈을 요구했고, "내 명의로 지금 차를 못 사니 할부로 구매하자"고 B씨 명의의 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사기도 했다.
급기야 B씨의 아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너희 엄마와 살 집을 구하고 있는데 계약금이 부족하다. 내가 키우는 소나 주식을 팔아서 갚겠다"며 수천만원을 빌렸다.
사실 A씨는 농장도, 상가도, 주식도, 상속받을 재산도 없는 신용불량자로 B씨와 그 아들에게 빌린 돈 일부도 게임머니를 사는 데 썼다.
뒤늦게 그의 실체를 알게 된 B씨는 2024년 9월 혼인 취소 무효 소송을 통해 지긋지긋한 과거를 청산했다.
재판부는 이 일로 법정에 선 A씨에게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하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으므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나 규범의식, 준법의식이 현저히 미약해 재범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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