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수력발전서 비슷한 사고 반복…전면 재검토 불가피”

인도에 근거를 둔 비영리단체 ‘댐·강·사람을 위한 남아시아 네트워크’(SANDRP)의 코디네이터 히만슈 타카르. 본인 제공

인도에 근거를 둔 비영리단체 ‘댐·강·사람을 위한 남아시아 네트워크’(SANDRP)는 28년 동안 활동해온 단체로, 주로 히말라야 산악지역의 수자원 관리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왔다.

이 단체 코디네이터 히만슈 타카르는 2일 한겨레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수력발전 개발사업은 대부분 댐 건설, 터널 공사, 발파 작업, 삼림 벌채, 주민 이주, 수몰, 하류 하천 건조, 토사 투기, 자재 채굴, 진입로 건설, 도시 지역 조성 등과 같은 요소들을 수반하며, 이런 요소들은 모두 해당 지역의 재해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또 “운영 중에도 하류 지역에 불필요한 홍수를 유발하여 취약성을 더욱 악화시킨다”고도 말헀다.

문제를 더 키우는 것은 “조기 경보 체계의 부재, 재난 관리 계획의 미비 및 실행 미흡, 정부 차원의 책임성 결여” 등이라고 강조했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재해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는 진지한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더 많은 비극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비판했다.

히만슈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앞으로 산악지역 수력발전 개발사업은 전면적인 검토가 불가피하다”며 “다양한 형태의 국제적인 자금 지원, 특히 한국을 포함한 양자 간 투자에 대한 검토도 사업 추진에 앞서 이뤄져야 한다”고도 짚었다. 다음은 타카르와의 문답이다.

―이번 홍수·산사태에서 어퍼트리슐리-1(UT-1)을 포함해 라수와와 누와코트 지역 전체에서 11개 발전 프로젝트가 피해를 보았다고 합니다. 건설이 쉽지 않은 산악지역에 이처럼 많은 수력발전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산악지역은 지형적 특성상 강을 따라 고도차가 크기 때문에 수력발전소를 개발할 기회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충분한 실사, 특히 신뢰할 수 있는 사회·환경 영향 평가, 재해 취약성 평가, (개별 발전소가 아닌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누적 영향’ 평가, 지질·기상·기후변화 및 기타 관련된 측면을 포함한 필수적인 지형 기반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관리체계(거버넌스) 측면에서 책임성이 부족할 때엔 문제가 더욱 두드러집니다.”

―이번 참사의 배경으로,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빙하 용융 등으로 지반을 약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지역에서의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 역시 그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며, ‘댐·강·사람을 위한 남아시아 네트워크’ 역시 이런 위험을 경고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실제로 이 지역(트리슐리강 유역)은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재난을 겪었는데, 2025년 7월과 2024년 9월에는 수력발전 시설과 기타 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리는 남아시아 히말라야 지역 전역에서 수력발전 시설이 재해 발생 시 피해를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목격해 왔습니다. 수력발전 시설의 건설 및 운영은 재해 취약성을 증가시키기도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실사, 신뢰할 만한 연구, 조기 경보 체계, 재해 대비 및 관리 계획 없이 개발사업이 추진될 경우, 현재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네팔 대규모 홍수로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9명을 수색하기 위해 파견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직원들이 현장 접근을 시도한 1일(현지시각) 네팔 라수와 지역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현장 건물과 차들이 파손돼 있다. 연합뉴스

―이 지역 수력발전 개발사업은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등 여러 국제적인 기금들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런 국제기구들은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점검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제 생각에 그들은 이러한 개발사업들을 통상적인 사업으로 여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 조사 및 연구, 필요한 조처 등이 없어도 별다른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이런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고 해서 모든 사업이 재난의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실제로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녹색사업’이나 ‘기후 회복력 강화’ 조처라고 포장함으로써 책임을 피해갈 수 있다고 여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도, 수력발전 개발사업을 ‘녹색’, ‘친환경’이라고 인정받기도 합니다.”

―‘댐·강·사람을 위한 남아시아 네트워크’는 기후변화가 이 지역 수력발전 개발사업의 피해를 키우기도 하지만, 반대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과정이 재난의 위험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까?

“수력발전 개발사업은 대부분 댐 건설, 터널 공사, 발파 작업, 삼림 벌채, 주민 이주, 수몰, 하류 하천 건조, 토사 투기, 자재 채굴, 진입로 건설, 도시 지역 조성 등과 같은 요소들을 수반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해당 지역의 재해 취약성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과정에도 하류 지역에 불필요한 홍수를 유발하여 취약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기 경보 체계의 부재, 재난 관리 계획의 미비 및 실행 미흡, 그리고 정부 차원의 책임성 결여는 재해의 영향을 더욱 심화시킵니다. 재해로부터 교훈을 얻으려는 진지한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더 많은 비극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 이 지역 수력발전 개발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어떤 조처들이 취해져야 할까요?

“맞습니다. 건설 중이거나 피해를 입은, 운영 중인 수력발전소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토는 이해상충이 없는 독립적인 전문가 팀에 의해 수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누적 영향’ 평가와 해당 지역의 기후변화 평가도 필수적입니다. 이번 재난의 원인과 교훈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네팔과 중국, 그리고 인도와 네팔 간의 기후 감시를 위한 협력을 시작하고 정보 공유 협정 및 의정서를 마련해야 합니다. 다양한 형태의 국제 자금 지원, 특히 한국을 포함해 양자 간 자금 지원에 대한 검토도 사업 추진에 앞서 이뤄져야 합니다. 모든 관련 기관은 수력 발전 사업을 추진할 때 ‘세계댐위원회’(World Commission on Dams)의 지침을 준수해야 합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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