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 해양 폭염과 대규모 ‘백화 현상’이 기후변화로 잦아지면서, 산호초들이 피해를 회복할 시간이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세계 산호초 모니터링 네트워크’(GCRMN)가 최근 내놓은 ‘세계 산호초 현황 2025(Status of Coral Reefs of the World: 2025)’를 보면, 산호초 표면이 살아 있는 비율(피복률)이 1980~2009년의 평균 30.2%에서 2020~2024년 27.3%로 낮아졌다. 2024년엔 25.8%까지 떨어졌다.
산호초는 해저 면적의 0.2% 미만을 차지하지만, 해양 생물종의 25% 이상을 품고 있다. 서식지와 산란처를 제공하는 산호초의 ‘생태계 서비스’ 가치는 연간 9조9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지구상 인류 10억명이 생계와 식량, 문화적 정체성 등을 산호초에 의존하며, 산호초는 파도 에너지를 최대 97% 줄여 연안 지역을 침식과 폭풍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구실도 한다.
보고서는 피복률 감소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 폭염과 대규모 산호 백화를 지목했다. 백화는 산호가 에너지를 공급해주던 공생 조류를 방출하면서 하얗게 변해 죽어가는 현상을 이르는데, 자연적으로도 발생하지만 기후변화로 해수 온도가 오르면서 잦아지고 극심해진다. 세계적인 산호 백화는 지금까지 1998년의 1차부터 2010년의 2차, 2014~2017년의 3차, 최근의 4차(2023~2025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일어났다.

백화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산호 손실도 뚜렷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장기 추세를 보면 1~4차 세계 산호 백화가 나타난 시기의 피복률 감소 폭은 각각 6.5%, 9.9%, 6.6%, 8.9%로 나타났다. 산호들은 백화 이후 일부 회복했지만, 백화가 더 빈번해지면서 다음 백화가 닥치기 전 이전 수준을 회복할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과도한 어업과 오염, 연안 개발 등도 산호초의 회복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산호초에서 5㎞ 이내에 사는 연안 인구는 2000~2020년 동안 46% 늘어 약 1억40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산호초가 회복 능력을 잃은 것은 아니다. 3차 세계 산호 백화가 발생한 2014~2017년 이후인 2017~2019년 전세계 산호 피복률은 상대적으로 약 6%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를 교란 압력이 줄 경우 산호초가 부분적으로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또 지역별 환경 조건과 인간의 압력 등에 방식에 따라 산호초의 변화 양상도 달랐다. 카리브해와 태평양, 호주의 피복률은 각각 43.4%, 18.3%, 10.9% 줄어든 반면, 서인도양과 남아시아는 43.0%, 16.2%씩 증가했다.
보고서는 산호초를 보호하는 데 가장 중요한 대응으로 기후변화 억제를 꼽았다. 파리협정에서 세계 각국이 약속한 대로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1.5도로 제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과잉어업과 오염 등을 줄이고 산호초 보호와 장기 모니터링을 강화하면 산호초의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