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 12월4일 vs 종합특검 12월14일…내란 종료시점 재충돌(종합)

종합특검 "尹 직무정지 때 위험 해소…전두환은 아래로부터 내란" 주장

내란특검 "계엄 해제로 폭동 효력 소멸…5·17 역시 위로부터 내란" 반박

윤석열의 계엄해제 발표 당시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천=연합뉴스) 박재현 최원정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의 내란 종료 시점을 두고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과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다시 정면충돌했다.

종합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2024년 12월 14일까지 내란이 계속됐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내란특검은 계엄이 해제된 같은 달 4일 이미 내란이 종료됐다고 즉각 반박했다.

권창영 특검은 24일 종합특검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객관적으로 내란 위험이 해소됐다고 본 시점은 대통령 직무 정지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법리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권 특검은 이번 12·3 내란과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이 범행의 목적과 방식 등 사실관계가 달라 당시 판례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 내란 사건 당시에도 내란 종료 시점과 관련한 여러 견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법원은 비상계엄이 실제 해제된 때를 내란 종료 시점으로 판단했다.

권 특검은 다만 "전두환 내란은 아래로부터의 내란이고 지금 내란은 위로부터의 내란"이라며 "두 개는 법적 사실관계를 전혀 달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두환 내란은 대통령이 되려고 일으킨 것이고, 윤석열의 내란은 대통령으로 계속 있으면서 국회를 무력화해 마음대로 대통령 노릇을 하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사실관계가 다르면 적용 방법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법학을 공부한 사람은 다 안다"고 했다.

권창영 종합특검, 최종 수사결과 발표
(과천=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경기도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2026.8.24 mon@yna.co.kr

권창영 특검은 내란죄가 위험범이라는 점도 12월 14일을 종료 시점으로 판단한 근거로 들었다.

그는 사냥꾼이 토끼를 향해 총을 쐈다가 빗나간 뒤 다시 총알을 장전해 조준하는 상황을 예로 들며 첫 번째 총알이 빗나갔다고 해서 위험이 끝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권 특검은 이와 마찬가지로 비상계엄이 해제됐다는 사정만으로 내란으로 인한 위험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따라서 적어도 윤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대통령의 계엄 선포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된 시점부터 내란으로 인한 위험이 객관적으로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해 다시 계엄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파면 시점까지 내란이 계속됐다고 보는 견해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조은석 내란특검(왼쪽)과 권창영 종합특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내란특검팀은 별도의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종합특검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내란특검은 우선 내란 종료 시점을 판단할 때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위로부터의 내란'을 구별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내란 세력이 저항 세력을 제압하거나 반대로 저항 세력에 굴복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군 통수권자가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일으킨 경우에는 5·17 내란 사건 판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는 것이다.

5·17 내란 역시 12·12 군사반란으로 정부와 군의 실권을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수단으로 벌인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고도 강조했다.

내란특검은 1997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도 근거로 들었다.

당시 대법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비상계엄의 국헌문란·폭동성이 계속됐다고 보고, 계엄이 실제 해제된 1981년 1월 24일 내란이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내란특검은 이런 법리에 비춰 12·3 사태 역시 윤 전 대통령이 군·경을 철수시키고 계엄 해제를 공표한 시점에 국헌문란 목적의 행위가 중단되고 계엄의 협박적·폭동적 효력도 소멸했다고 봤다.

계엄 해제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이 체포·구속되고 주요 군 지휘관들이 직무 정지되는 등 군·경의 동원 가능성도 사실상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역시 이후 재계엄 추진보다는 탄핵과 수사 대응에 나선 만큼 내란 세력이 저항에 굴복한 상태였다는 게 내란특검의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 권한이 남아 있었다는 이유로 직무정지 때까지 내란이 계속됐다는 논리대로라면 이후 권한대행이 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직무정지 때까지 내란이 계속됐다고 봐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내란 종료 시점을 둘러싼 두 특검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종합특검은 지난 11일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내란선전 혐의로 기소하면서 12·3 내란이 2024년 12월 4일 계엄 해제로 끝난 것이 아니라 윤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같은 달 14일까지 계속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내란특검은 다음 날 12·12 및 5·17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12·3 내란의 종료 시점은 2024년 12월 4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공표 시기"라고 공개 반박했다.

같은 내란 사건을 수사한 두 특검이 종료 시점을 열흘 차이로 달리 판단한 데 이어 상대방의 법리까지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향후 관련 사건 재판에서 이를 둘러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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