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I 25 미만’ 왜 위고비·마운자로 안 될까? [유레카]


위고비·마운자로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를 공식 처방받을 수 있는 기준은 두 가지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비만 환자이거나 △체질량지수 27 이상~30 미만이면서 고혈압 등 체중 관련 질환을 동반하는 과체중 환자다. 다만, ‘오프라벨(허가 외) 처방’을 쉽게 해주는 병원을 찾거나,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해 투약하는 길이 열려 있어, 미용 목적으로 오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상체중·저체중인 사람이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하는 건 현 단계에선 ‘위험’하다. 임상시험이 서양인의 비만 기준인 위 두 경우에 한해 이뤄진 탓에, 기준 이하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의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다만, 한국·타이(태국) 국제공동연구팀이 동아시아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 25(160㎝ 기준 64㎏, 170㎝ 기준 72.25㎏) 이상’ 비당뇨 비만 성인에게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성분)를 10개월 투여해 평균 체중이 16%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음식을 섭취하면 몸에선 인슐린 분비를 돕는 인크레틴 호르몬이 분비된다. GLP-1은 인크레틴 중 하나로, 소장 하부에서 분비된다.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을 모방해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높이며, 인슐린 분비를 도와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을 돕는다. 마운자로의 성분인 터제파타이드(티르제파티드)는 GLP-1에 더해, 소장 상부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GIP(가스트린 억제 펩타이드)도 모방한다.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돕는데, 이를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배가시킨다. 환자들이 위고비보다 마운자로가 살이 더 잘 빠진다고 체감하는 이유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LP-1 계열 약물을 승인했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약의 효과가 위험보다 훨씬 클 경우, 부작용이 있더라도 약물을 승인한다. 부작용이 나타나는 이유는 GLP-1과 GIP 수용체가 뇌뿐만 아니라 위장관, 췌장, 신장 등 전신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호르몬이 위장관까지 자극해 위 운동이 둔화되어 소화불량·구토가 발생하는 식이다. GLP-1 수용체가 뇌의 식욕 중추뿐 아니라 보상계(도파민 회로)에도 작용해, 무기력증과 피로감도 나타난다. 중증 췌장염, 담낭 질환, 급성 신손상, 갑상샘암 등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도 있다. 비만 같은 질병 치료 목적도 아닌데, 쉽게 다이어트를 하려다 중병을 얻는 수가 있다는 뜻이다.

전정윤 논설위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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