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제주 바다서 입적 후 서울 운구…불교계 안팎서 애도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지난 22일 제주 서귀포에서 입적한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빈소가 23일 서울 봉은사 선불당에 마련되어 있다. 2026.8.23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제주 서귀포에서 입적한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속명 한기중·세수 76세)에 대해 불교계 안팎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의 선불당에는 전날 입적한 명진스님의 빈소가 마련돼 조문객을 맞았다. 불교계 관계자와 봉은사 신자, 일반 시민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2006∼2010년 이 사찰의 주지를 지낸 명진스님은 전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채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스님은 몇 년 전부터 제주도에서 프리다이빙 훈련을 했으며, 구조 당시에도 마스크, 스노클, 다이빙수트, 핀 등의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날 사고 수습 등을 맡았던 스님의 유발상좌(출가하지 않은 제자) 유병문 씨는 "가까운 해안에서 발견되신 것으로 봐서 깊은 바다에서 다이빙하시지 않고 바다 수영을 하시다 심정지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3일 서울 봉은사 선불당에 마련된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2026.8.23 pdj6635@yna.co.kr
1969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스님을 은사로, 이후 베트남전 참전 후 1974년 법주사에서 탄성스님을 은사로 다시 출가한 명진스님은 생전 불교계를 넘어 시민사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한 만큼 장례는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종교계와 시민사회, 문화예술계, 정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장례위원회 주도로 오는 25일 오전 10시 영결식이 엄수되며, 스님의 출가 본사인 법주사에서 다비식이 진행된다.
이날 종단과 시민사회가 함께 작성한 고인의 행장(行狀)에 따르면 출가 후 수행에 전념하던 스님은 1985년 해인사에 숨어든 수배 경북대생들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 비디오를 본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 참여를 시작했다.
1980년 신군부의 불교계 탄압 사건인 10·27 법난 규탄대회를 주도하다 구속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이후에도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과 봉은사 주지 등 종단 소임 외에도 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 민족문제연구소 이사, 6·15공동선언 남측준비위 공동대표, 사단법인 평화의길 이사장 등을 맡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러한 생전 활동 때문에 명진스님의 입적소식이 전해지자 불교계와 정치권, 시민사회 등 다양한 곳에서 애도 메시지가 이어졌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불교계의 큰 어른을 떠나보내게 된 슬픔을 온 국민과 함께 나눈다"며 추모의 뜻을 표했다.
전국시국회의도 이날 논평을 내고 "명진스님은 평생 수행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 불교계 개혁을 위해 앞장섰고 권력과 기득권의 부당함에 맞서 거침없이 목소리를 냈다"며 "정의와 양심의 정신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고인이 공동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백기완노나메기재단은 "고 백기완 선생과는 70∼80년대 민주화운동부터 각별한 사이였고 조계종 박탈 이후 백기완 선생께서 스님의 명예회복을 위해 원로모임을 주도하셨다"고 인연을 소개하며 고인이 보여준 "사회정의를 위한 한결같은 행보"를 기렸다.
고인과 각별한 사이였던 조계종 선명상 위원장 금강스님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산소 바다 20m를 말씀하시더니 기어코 바다에서 입적하셨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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