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수십년 전 미납 건까지 조사 대상"…지난해 개인소득세 11.5%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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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이 수백조원 규모의 미납 세금을 추징하기 위해 부유층의 해외 자산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장기간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 속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은행과 금융기관들은 부유층의 해외 투자 내역을 검토하고 세무 당국에 제대로 소득 신고를 했는지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국은 부동산과 주식은 물론 귀금속과 암호화폐 수익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정부 및 은행 관계자들은 일부에서 조사 대상이 25년 이전의 미납 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역외 신탁을 포함한 중국 부유층을 겨냥한 일련의 세제 개혁의 하나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 샌디에이고)의 중국 정치경제학 교수인 빅터 시는 이번 조사가 분명히 재정적인 이유에서 추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재정 수입은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정체돼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7% 감소한 21조6천억위안(약 4천556조원)에 그쳤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한때 중국 정부의 핵심 예산 수입원이었던 토지 매각 수입은 2021년 8조7천억위안(약 1천835조원)에서 지난해 4조1천500억위안(약 875조원)으로 급감했다.
중국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해외 투자에 활용돼온 역외 신탁(offshore trust)에 대한 과세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역외 신탁에서 발생한 소득에는 여러 단계에 걸쳐 20%의 세율로 세금이 부과된다.
중국 부유층의 역외 자산을 관리하는 싱가포르 소재의 한 은행 관계자는 "기업공개(IPO)가 매우 활발하던 시절에는 신탁 구조를 적절히 활용해 소득세를 피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새 규정은 그러한 이점을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배당금과 역외 보험상품에서 발생한 이자에도 20%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중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중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세금 징수 강화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덕분에 중국 당국이 과거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저비용으로 투자 기록에 대한 정밀 분석을 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징세 강화 조치에 힘입어 지난해 개인소득세 수입은 11.5% 증가했다.
홍콩과 중국의 부유층 가문을 고객으로 둔 데이비드 레스퍼런스 변호사는 "올해 들어 압박이 커지면서 고객 중 최소 6명이 중국을 떠나려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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