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에 50만 원? 냉각 스프레이 쓱 뿌리고 청구서 폭탄 - '도수치료' 막았더니 더 기괴한 괴물이 되어 돌아온 의료계의 꼼수

6~7월 신장분사치료 및 체외충격파 청구 현황/그래픽=이지혜

 

매월 이맘때쯤 월급 명세서를 받아들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건강보험료'와 우리가 만약을 대비해 들어둔 '실손의료보험료'일 것입니다. 피 같은 내 돈이 꼬박꼬박 빠져나가지만, 정작 나는 병원 한번 제대로 안 가고 건강하게 살고 있는데 매년 보험료는 무섭게 갱신되며 치솟기만 하죠. 도대체 내 돈은 다 어디로 새어나가고 있는 걸까요? 오늘 아침, 저는 그 밑빠진 독의 실체를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 하나를 마주하고, 분노를 넘어선 지독한 씁쓸함을 느끼며 이렇게 글을 적어 내려갑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의료 시스템 뒤편에서, 환자의 건강보다는 '어떻게 하면 실손 보험금을 더 합법적으로 뽑아먹을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일부 기형적인 의료 현장의 민낯에 대해 오늘 여러분과 아주 깊고 치열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실손 믿고 도수치료 못한다…성형수술 꼼수 건보 혜택도 막혀 | 한국경제

 

기사의 헤드라인부터가 우리의 상식과 인내심을 사정없이 뒤흔듭니다. "도수치료 실손 묶었더니 또 꼼수...'5분 50만원' 이 치료 청구액 '껑충'"이라는 제목이 모든 상황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정부와 보험업계는 무분별하게 새어나가는 실손보험 누수를 막기 위해 그동안 비급여의 대표적인 블랙홀로 불리던 '도수치료'에 대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도수치료가 지난달부터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회당 가격이 4만3850원(본인부담률 95%)으로 제한되고, 연간 이용 횟수도 15회로 묶이게 된 것입니다.

 

평범한 상식을 가진 시민들이라면 "아, 이제 드디어 불필요한 과잉 진료가 줄어들고 내년 실손 보험료 인상률도 좀 안정화되겠구나"라고 기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료 현장의 대응은 우리의 순진한 기대를 완벽하게 비웃었습니다. 도수치료라는 거대한 수익원이 막히자마자, 마치 풍선을 한쪽에서 누르면 다른 쪽이 기괴하게 부풀어 오르듯, 다른 비급여 치료의 청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가장 충격적이고 기가 막힌 대체재로 떠오른 것은 바로 '신장분사치료'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뭔가 엄청난 첨단 의료 장비가 동원되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저 환부에 냉각 스프레이를 분사해 근육 통증을 완화하는 비교적 단순한 치료법입니다. 그런데 11일 손해보험업계(메리츠, 삼성, 현대, KB, DB, 한화, 흥국 등 7개 손보사)가 실손보험 청구를 분석한 결과는 경악스럽습니다.

 

관리급여 시행 직후인 7월 첫 8영업일 기준, 이 단순한 신장분사치료의 일평균 청구금액은 무려 3억4500만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이는 불과 한 달 전인 6월 첫 8영업일의 1억1300만원에 비해 3배(206.6%) 이상 폭증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청구건수는 2666건에서 4618건으로 73.2% 늘어났고, 심지어 건당 청구금액마저 4만2257원에서 7만4813원으로 77.0%나 수직 상승했습니다.

 

이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의료기관들이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으로 인해 줄어든 자신들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그 타깃을 비급여인 신장분사치료로 재빠르게 돌려 환자들에게 권유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현상이 노골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단독] "보험사 전화 받지 마세요"…4세대 실손 유지 위한 설계사의 '꼼수 안내' < 종합 < 기사본문 - 뉴스포트

 

더욱 분통이 터지는 것은 이 치료의 '가격 고무줄 현상'입니다. 손보사들이 특히 우려하는 지점은, 과거 도수치료가 그랬던 것처럼 신장분사치료 역시 의료기관마다 가격 차이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게 난다는 점입니다. 의원급을 기준으로 이 비급여 치료의 가격은 최저 0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실제 치료에 걸리는 시간은 통상 1~5분에 불과합니다. 단 5분 동안 냉각 스프레이를 쓱 뿌려주고 50만 원을 청구하는 이 비상식적인 구조가 대한민국의 합법적인 의료 테두리 안에서 버젓이 묵인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실제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는 6월에 16만원짜리 도수치료를 받던 환자에게 관리급여 시행 이후 정확히 같은 금액인 16만원어치의 신장분사치료를 처방했고, 또 다른 병원에서는 22만원의 도수치료를 받던 환자에게 15만원 상당의 신장분사치료를 들이밀었습니다. 이는 환자의 실질적인 통증 완화나 의학적 필요성보다는, 병원 측이 '실손 보험으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의 금액'을 미리 세팅해 두고 거기에 치료 항목을 억지로 끼워 맞추고 있다는 끔찍한 방증입니다.

 

이러한 기형적인 풍선효과는 또 다른 흔한 물리치료인 '체외충격파'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었습니다. 정부는 체외충격파 치료에 대해 무분별한 남용을 막고자 시행 횟수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었지만, 가장 중요한 '가격 기준'은 별도로 두지 않는 치명적인 허점을 남겼습니다. 그 결과가 어땠을까요? 7개 손보사 기준으로 7월 첫 8영업일 체외충격파 치료의 일평균 청구금액(6억2300만원)과 청구건수(5929건)는 전월 대비 각각 29.7%, 41.8% 감소하며 겉보기에는 제도가 성공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었습니다. 전체 건수는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건당 청구금액은 오히려 8만6874원에서 10만5011원으로 20.9%나 상승한 것입니다. 횟수를 줄이라고 하니, 아예 1회당 치료 단가를 대폭 높여버리는 방식으로 병원의 수익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기막힌 꼼수를 부린 셈입니다. 실제 의료현장의 사례를 보면 헛웃음만 나옵니다. 한 의원은 기존에 도수치료(15만원)와 체외충격파(6만원)를 함께 시행하던 환자에게, 도수치료가 급여로 묶이자 이를 운동치료로 슬그머니 변경하고, 체외충격파 가격을 12만원에서 무려 24만원으로 단숨에 두 배나 인상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기존 5만원 수준이던 체외충격파 단가를 이달부터 13만원으로 대폭 인상해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손보업계 관계자의 말마따나, 의원들이 줄어든 수익을 체외충격파 금액 인상과 새로운 비급여인 신장분사치료로 옮겨가며 유지하려는 노골적인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이 서늘하고도 기막힌 지표들을 읽어 내려가며, 저는 최근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던 제 자신의 경험이 떠올라 깊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진료실에서 의사 선생님과 증상에 대해 짧게 면담을 마치고 나면, 치료를 받기도 전에 '상담실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코디네이터와 좁은 방에서 독대를 하게 됩니다. 그들은 제 통증에 대한 걱정보다는, 대뜸 "실비 보험 있으시죠?"라는 질문부터 던집니다. 있다고 대답하는 순간, 저의 척추 상태와는 무관해 보이는 수십만 원짜리 체외충격파와 도수치료 패키지가 마법처럼 세팅되어 제안됩니다.

 

"환자분 돈 나가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실비 청구하면 80~90% 다 돌려받으시는데, 이왕 오신 거 제일 좋은 비급여 치료로 확실하게 풀고 가셔야죠."

 

그 유창하고 친절한 권유 앞에서, "아뇨, 저는 그냥 기본 물리치료만 받을게요"라고 단호하게 거절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왠지 내 몸을 아끼지 않는 멍청한 환자가 된 것 같고, 병원의 눈초리도 묘하게 싸늘해지는 것을 느껴야 하니까요. 결국 찝찝한 마음으로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받아들면, 고작 몇십 분 누워있었던 대가로 청구된 수십만 원이라는 금액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문제는 이러한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는 순간, 환자인 저 역시 이 거대하고 부도덕한 '실손 빼먹기 카르텔'의 묵시적 동조자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 기만적이고 소모적인 숨바꼭질을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요? 정부가 특정 비급여 항목을 하나 틀어막으면, 의료계는 보란 듯이 또 다른 비급여 항목을 발굴해 내고 가격을 뻥튀기하여 빠져나갑니다. 이 두더지 잡기 식의 규제는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번 신장분사치료 사태를 통해 뼈저리게 목도하고 있습니다.

 

실손보험, 뒤통수 치는 의사들! "이 꼼수" 절대 속지마세요!!!

 

가장 억울하고 피눈물이 나는 것은, 아파도 꾹 참고 병원 문턱조차 밟지 않으며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대다수의 선량한 가입자들입니다. 일부 병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그것을 이용해 의료 쇼핑을 즐기는 극소수의 얌체 가입자들이 만들어낸 수백억, 수천억의 적자는 결국 매년 10%, 20%씩 가파르게 치솟는 선량한 국민들의 '실손 보험료 갱신 폭탄'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습니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숨만 쉬어도 빠져나가는 보험료 고지서를 바라보며 느끼는 이 지독한 박탈감과 무력감은, 단순히 경제적인 손실을 넘어 이 사회의 시스템적 정의에 대한 깊은 불신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비급여라는 이름 아래 환자의 질환이나 치료 난이도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병원의 수익 창출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이 기형적인 진료비 산정 구조를 도대체 언제까지 방치할 것입니까? 자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5분짜리 스프레이 분사에 50만 원의 청구서를 내밀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가 과연 정상적인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이 답답하고 숨 막히는 현실 앞에서, 현명하신 회원 여러분과 함께 아주 치열하고 근본적인 토론을 나누고 싶습니다. 병원에 갈 때마다 노골적으로 실손 보험을 이용한 고가의 비급여 패키지 치료를 강요받고 불쾌함이나 압박감을 느끼셨던 생생한 경험담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나아가, 무한 증식하는 이러한 꼼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모든 비급여 치료 항목에 대해 정부 차원의 엄격한 '가격 상한제'를 강제 도입하는 것에 대해 여러분은 찬성하십니까, 아니면 그것이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불러올 과도한 통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억울한 비용을 떠안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료 생태계가 하루빨리 정착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여러분의 날카로운 통찰과 지혜로운 의견, 그리고 생생한 삶의 경험이 담긴 댓글들을 기다리겠습니다. 푹푹 찌는 8월의 날씨, 그 어떤 비싼 비급여 치료보다 소중한 여러분 자신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지켜내는 평온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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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규일#t1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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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있는 사람들이 더 한거같아요.
    의사면허를 박탈해야 정신 차릴거 같아요.
    현실은 무슨 짓을 해도 '방탄'인 의사면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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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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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공감 가는 글입니다. 병원에 갈 때마다 치료보다 상담실장과의 비급여 조율이 더 길어지는 현실이 참 안타까웠는데, 기사 내용을 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네요. 
    
    5분 냉각 스프레이에 50만 원이라니 정말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의료 서비스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이 정도의 도덕적 해이라면 선량한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비급여 가격 상한제 같은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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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파다#N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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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급여 항목 하나 막으면 또 다른 비급여 꼼수가 튀어나오네요.. 이러니 실손보험료는 오르고 정직한 환자들만 피해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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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해뭐해#GhtL
    도수치료를 규제하자 변형된 방식으로 엄청난 비용을 청구하는 의료계의 꼼수가 기가 막히네요
    환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당한 실태가 하루빨리 올바르게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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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작성자
    말씀하신 대로 불합리한 구조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소중한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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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수
    저도 얼마 전에 정형외과 갔다가 증상 보기도 전에 상담실장이 실비 있냐고 묻더니 수십만 원짜리 패키지 권해서 엄청 불쾌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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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작성자
    회원님도 그런 불쾌한 경험이 있으셨군요. 정말 남 일 같지가 않습니다.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께 내 몸 상태를 제대로 진단받는 게 우선이어야 하는데, 치료를 받기도 전에 상담실로 불려 가 실비 보험 유무부터 확인받으니 내가 환자인지 영업 대상인지 자괴감이 들 때가 많죠. 본문에서 제가 느꼈던 씁쓸함을 그대로 겪으신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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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개해안도로
    이 글에 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댓글 예시입니다.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은 꼭 필요한 제도이지만, 정작 성실하게 보험료를 내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의 과도한 이용과 부정 사용 때문에 모두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문제입니다.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고, 불필요한 낭비는 줄일 수 있도록 제도가 제대로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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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민정#sHCg
    의료계의 꼼수로 인해 과잉진료로 돈 벌어가는 거 보면 답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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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작성자
    단 5분 분사에 50만 원을 청구하는 상식 밖의 행태가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묵인되는 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