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밴스 당선시켜야'"…백악관은 '낙점설' 설왕설래

WP "후원자 모임서 비공개 발언…후계자로 밴스 지지 의향 시사"

측근들 "공개 지지는 시기상조"…밴스-루비오 경쟁 구도 이어질 수도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가운데)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후원자들과의 비공개 만남에서 JD 밴스 부통령을 2028년 대선에서 당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2주 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후원자들과 만나 "결국 우리는 JD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소식통이 전했다.

WP는 이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헌법상 3선에 도전할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화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을 함께 거론해왔다.

특정 인물을 지목하지 않은 채 두 사람을 같이 언급하면서 충성 경쟁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번 비공개 발언은 밴스 부통령에게 한층 무게를 실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으로는 밴스 부통령을 공화당의 후계자로 점찍었지만 이를 언제 공개적으로 밝힐지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이 각각 대통령·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를 이루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다른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밴스 부통령을 후계자로 확실히 낙점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고, 현재의 판단도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레임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공식적인 지지 선언은 최대한 늦출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한 당국자는 "이것이 이미 확정된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이거나, 대통령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양옆에 선 밴스 부통령(왼쪽)과 루비오 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트럼프 대통령의 후계 구도를 둘러싼 공화당 내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후원자와 활동가, 당 인사들은 밴스 부통령을 둘러싸고 지지와 반대 의견을 활발히 내놓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아직 출마 결심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상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중간선거가 끝난 뒤 출마 여부를 아내와 상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인 밴스 부통령은 지난 6월 회고록을 출간하는 등 사실상 대권 행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부통령으로 재임하며 공화당 기금 모금을 위해 당 후원자들과의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에 기여한 '마가' 청년층과도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고문은 밴스 부통령이 지난 6월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타결 과정에서 역할을 하고 연방 복지 사기 단속 태스크포스를 이끌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비록 종전 MOU는 현재 사실상 효력을 잃은 상태지만, 밴스 부통령 측은 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역할 자체를 여전히 정치적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반면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루비오 장관은 대선 관련 논의에 거부감을 보이며 최근 언론 접촉까지 줄이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선거 캠페인 가능성에 대비한 예비 조직도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밴스 부통령과 대조를 이룬다.

다만 루비오 장관 측이 지난 5월 루비오 장관의 백악관 브리핑 발언을 선거 캠페인 형식의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하면서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은 바 있어,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루비오 장관은 "우리 역사는 끊임없는 발전의 이야기"라며 "각 세대는 다음 세대 미국인에게 더 많은 자유와 번영, 안전을 물려줬고, 그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해 2015년 대선 출마 선언 당시 메시지를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왔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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