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섭 성신여대 교수, H.O.T. 이후 K팝 그룹 전수 분석
평균 생존 4년…절반만 3년 넘겨·밀리언셀러는 1.6%
보이그룹이 걸그룹보다 2년 오래 활동…"다음 30년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방탄소년단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 출연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월드컵 하프타임쇼 출연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2026.7.20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경쟁이 치열한 K팝 시장에서의 성공은 실제로 바늘구멍을 뚫는 수준의 난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아이돌 그룹의 약 절반만 3년을 버티고, '대박'으로 여겨지는 밀리언셀러를 달성한 사례는 단 1.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글로벌K-컬처경제포럼 회장)는 K팝 아이돌 산업의 시작으로 여겨지는 1996년 H.O.T. 이후 30년간 등장한 아이돌 그룹 1천182개 팀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4일 밝혔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1996년 H.O.T. 이후 2025년 말까지 30년간 데뷔한 그룹 1천182개 팀을 정밀 조사한 뒤 통계 분석, 코호트 분석, 전문가 심층 인터뷰 기법으로 분석한 최초의 사례"라며 "이를 통해 세계적 성공을 거둔 K팝 아이돌 산업의 내부 경쟁 구조와 히트 메커니즘을 실증적으로 규명했다"고 의의를 짚었다.
연구 결과 K팝 시장에선 매년 평균 보이그룹 19.8개 팀, 걸그룹 19.6개 팀 등 총 39.4개 팀이 데뷔했다. 그러나 높은 초기 탈락률과 승자 집중·고위험·고경쟁이 병존하는 구조로 확인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체 아이돌 그룹의 평균 생존 기간은 4.12년으로, 표준 전속계약 기간인 7년의 58.9%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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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데뷔 후 3년간 생존하는 비율은 절반을 조금 넘는 55.03%로 조사됐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전체 그룹의 약 45%가 시장에서 이탈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데뷔 후 초기 1∼3년에 보여준 시장 성과가 소속사의 4년 차 이후 투자 지속 여부를 좌우하는 독특한 산업 구조로 인해 상당수 그룹이 첫 전속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활동을 끝내거나 사실상 해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아이돌 그룹의 3년 생존율은 일반 중소기업의 창업 후 3년 생존율 41.5%보다는 높았고, 정부 지원 창업기업의 같은 기간 생존율 68.1%보다는 낮았다"며 "아이돌 산업은 본질적으로 고위험 산업이지만, 기존의 인식은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었다. 음악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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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그룹의 평균 생존 기간은 5.11년, 걸그룹은 3.13년으로 보이그룹이 평균 1.98년 더 오래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팬덤 중심의 충성도 높은 소비 구조를 확보한 보이그룹과는 달리 대중성과 행사·음원 중심 수입에 의존하는 걸그룹의 수익 모델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30년간 데뷔한 아이돌 그룹 가운데 손익 분기점 돌파 수준의 성공을 의미하는 '단일 앨범 30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한 그룹은 42개 팀으로, 전체의 3.55%에 불과했다.
또한 '대박'의 상징으로 꼽히는 '단일 앨범 100만장 판매', 즉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그룹은 19개 팀으로 전체의 1.61%였다.
나아가 글로벌 팬덤을 구축해 공고한 지식재산권(IP) 브랜드 확립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앨범 누적 판매량 1천만장을 돌파한 그룹은 방탄소년단(BTS),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엑소, 트와이스, NCT,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단 7개 팀(0.59%)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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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단발적인 예외 사례에 그친 것이 아니라, 소수이긴 하지만 후속 글로벌 인기 그룹도 탄생하는 '포스트 방탄소년단 시대'가 형성됐다"고 해석했다.
그는 K팝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장기 성장형 아이돌 육성 체계 도입, 실패 이후 재도전 구조 마련, 중소 기획사에 대한 공동 인프라 지원, 사전 검증 강화를 통한 무분별한 데뷔 억제, 글로벌 확장과 국내 생존 기반의 균형 확보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제는 K팝의 다음 30년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며 "방탄소년단 중심의 단일 성공 모델을 넘어 세계 주류 문화산업으로 완전하게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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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논문은 지난달 30일 발간된 한국엔터테인먼트산업학회논문지 제20권 제4호에 'K팝 아이돌 음악산업의 생존과 히트 구조: H.O.T. 이후 30년간(1996∼2025) 데뷔한 1천182개 그룹 전수분석'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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