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 개정에 '변호사 수요' 늘어…피해자는 법률비용 부담 증가

수사 초기 대응·처리 지연 우려…"불송치 막으려 변호사 찾을 듯"

여당 의원들이 연 '형사소송법 개정 토론회' 피해 사례 증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빛나 기자 =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범죄 피해자 등 사건 당사자들의 법률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 수사 초기부터 법률 조력 필요성이 커진 데다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사건 처리가 길어지면 변호사 선임 기간도 늘어나 비용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사건 당사자에게는 경찰의 초기 수사가 더 중요하게 됐다.

경찰 수사가 부족해도 검찰 단계에서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절차가 사라진 탓이다.

경찰이 사건 처리의 향방을 좌우하게 되면서 수사 초기 단계부터 증거 확보와 법리 검토를 위해 변호사 조력을 받으려는 수요가 늘 것으로 법조계는 본다.

경찰 출신 A 변호사는 "이전에는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이 아닌 이상 검찰 송치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의 판단이 중요해 수사 초기에도 변호인을 선임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 등 경찰의 강제수사 단계에서 추가 법률비용이 발생하는 등 의뢰인 부담도 커질 수 있다.

A 변호사는 "강제수사 역시 경찰이 주도하는 만큼 경찰의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 신청에 대응하기 위한 별도 보수를 지급하는 사례도 증가할 것"이라며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의 완성도에 대한 우려로 범죄 피해자가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직접 증거를 수집하거나 의견서를 작성하는 사례 또한 증가할 전망이다.

형사전문 B 변호사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로 증거를 보완하거나 법리를 다시 검토할 수 없게 되면서 수사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범죄 피해자는 불송치 결정을 막기 위해 증거를 확보하고 법률 검토를 받아야 하는 만큼 결국 변호사를 선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 수사 관련 부서 미래는?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관련 부서 등 사무실 안내판이 붙어 있다. 지난달 31일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원칙에 따라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서 형사사법체계가 대변혁의 시대를 맞았다. 개정법률이 공포되면 '수사하는 검사'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2026.8.2 cityboy@yna.co.kr

여기에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지면 변호사 선임 기간도 늘어나 법률비용 부담이 급증한다.

형소법 개정법률에 따르면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지만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는 없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하며 그 결과를 검사에 알려야 한다.

경찰의 보완수사가 미흡하면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중대범죄수사청 등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당사자들의 법률 대응 기간과 비용 부담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양홍석 변호사는 "국가가 제공하는 형사사법 서비스는 균질성과 예측 가능성, 안정성을 갖춰야 하는데 이번 개정으로 그 기능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은데 경찰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수사의 완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범죄 피해자들의 '각자도생'도 가속할 것"이라며 "변호사를 직접 선임하거나 지인 등 인맥을 통해 수사 진행 상황을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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