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산 방화사건 결정적 범행동기 추적…유의미한 진술 확보

주민 20여명 참고인 조사…수집한 진술 교차검증 통해 보복범죄 여부 규명

사망 피해여성 예비부검, 사인 화재사로 판명…또다른 피해자 3명도 위독

'방화 추정' 통제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경산=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지난 23일 사상자 8명이 발생한 경북 경산시 아파트 관리실 방화와 관련해 경찰이 사건을 촉발한 70대 피의자의 결정적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건 발생 1주일째인 지금까지 탐문을 실시한 아파트 주민 등 참고인은 20여명에 이르며, 이 과정에서 방화 동기를 추론할만한 유의미한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방화로 피의자 역시 전신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인 까닭에 아직 대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껏 수집한 진술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교차검증도 필요한 상황이라 사건 실체를 완전히 규명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9일 수사 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방화 사건이 단순한 우발성 범죄가 아닌 특정인을 겨냥한 보복 범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파트 주민 등 20여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여 피의자 류모(71)씨가 평소 관리실 측 관계자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해당 진술은 류씨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 아닌 전언인 까닭에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를 통해 사건 전날 피의자가 아파트 운영 문제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소란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한 것이 그간 누적된 갈등을 극단적으로 표출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됐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탐문 과정에서 지난 22일 관리실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피의자가 수사 당국 정식 통보 전 자신에 대한 형사절차가 개시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변인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이번 방화 사건이 보복·계획범죄인지를 들여다보기 위해 피의자가 방화 범행 당일 소지했던 흉기가 자기 집에서 평소 사용했던 것인지, 아니면 범행 전 별도로 구입한 것인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지금까지는 피의자가 범행 당일 자신 집에서 흉기를 들고나온 것으로 판단하지만, 해당 흉기가 실제 피의자가 집에서 사용했던 것인지를 부인 등을 상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경찰은 사건 발생 후 류씨 주거지와 차량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와 각종 압수물도 분석하고 있다.

류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은 경찰청 본청에서 진행 중이나, 휴대전화 일부가 불에 타 복원과 분석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피의자 주거지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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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산 한 아파트 관리실에서는 피의자 류씨 방화에 따른 폭발·화재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류씨는 관리실에서 입주자 대표 등과 언쟁을 벌이던 중 격분해 건물 지하창고로 내려가 4리터(L)짜리 통에 담겨있던 시너 일부를 깡통에 옮겨 담아 가져 온 뒤 관리실 바닥에 마구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고로 류씨를 포함해 관리실 안에 있던 입주민 대표 A씨와 경비원, 주민 등 8명이 전신화상 등 피해를 봐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50대 여성은 끝내 사망했다.

또 입원 치료 중인 나머지 피해자들 가운데 입주민 대표 등 3명 역시 생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 28일 사망 피해 여성에 대한 예비 부검을 실시했으며, 사인은 화상에 의한 '화재사'로 판명됐다.

수사 당국은 이번 방화 사건 후 피의자 류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다만 수사를 통해 이번 방화가 특정인을 겨냥한 보복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명될 경우, 기존 혐의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산 방화 사건, 심리상담 받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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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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