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냉 문화재반환 위원장 연합뉴스 인터뷰…"마크롱 퇴임 전 강한 제스처 취할 수도"

(부산=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알랭 고도누 베냉 문화재 반환 국가과학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BEXCO) 인근 호텔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7.28
(부산=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문화유산 반환에 관한 한국과 베냉) 외교가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외교적인 노력과 베냉-프랑스 정상 간의 상호 이해를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알랭 고도누 베냉 문화재 반환 국가과학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6일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BEXCO) 인근 호텔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프랑스가 베냉에 약탈 유물을 반환했지만, 한국에는 외규장각 의궤를 장기 대여 형식으로 돌려줬는데 이 차이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문화유산 및 박물관 담당 베냉 대통령 특별 고문도 맡고 있는 고도누 위원장은 베냉이 2021년 프랑스로부터 약탈 문화재를 반환받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고도누 위원장은 "나는 전 세계에서 내게 조언을 구하는 동료들에게 '반환은 본질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는 외교적인 문제로 양측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등 외교적 이해가 있다면 반환에 이를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항상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반환을 위해) 전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하고서는 "역사는 폭력적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당사자들이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다. 모두가 선의를 갖고 있을 때 결국 잘 풀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고도누 위원장은 "프랑스 측은 우리가 문화유산 반환 전쟁을 하기 위해 간 것이 아니며 우리의 정당한 권리와 유산을 원만하게 요구하는 의도를 이해했는데 그게 절대적으로 중요했다"고 풀이했다.
그는 또 "베냉 대통령과 정부는 반환에 총력을 기울였다"면서 "이는 단순히 전문가들만의 노력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아프리카 베냉은 2021년 프랑스군이 19세기 약탈해 간 왕실 유물 26점을 반환받았다.
반면 프랑스군이 186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에서 약탈한 외규장각 의궤는 2011년 장기 대여 형식으로 프랑스에서 한국에 돌아왔다. 베냉과 달리 영구 반환이 아니라 대여라 소유권은 여전히 프랑스 정부에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2026.05.08 송고]
고도누 위원장은 두 사례의 차이를 결국 정상 외교와 정치적 결단의 차이로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문화유산을 반환받으려면 "한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직접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 외교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문가들도 뒤따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가 내년 5월까지라 한국·프랑스 대통령 간 반환을 위한 논의 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프랑스에 새 법이 제정됐으며 이 법에 따라 (반환) 과정은 똑같다"고 답변했다.
프랑스 의회는 베냉에 약탈 유산을 반환한 이후 식민지 시대에 불법적으로 취득한 문화재를 원산국으로 반환하는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지난 5월 통과시켰다.
이 법에 따라 앞으로는 해당 유물마다 특별법을 제정해 국가 자산 목록에서 제외하는 절차 없이 프랑스 정부의 결정만으로도 반환할 수 있게 됐다.
고도누 위원장은 "내 경험상 마크롱 대통령은 이(문화재 반환) 부문에서 퇴임 전 강력한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며 반환을 위해 한국과 프랑스 정상 간 직접 논의를 조언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수도를 찾아 프랑스가 더 이상 과거 식민지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5년 이내에 아프리카 문화유산의 반환을 촉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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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에서 문화재 반환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베냉은 추가 반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고도누 위원장이 이끄는 문화재 반환 위원회는 외국 공공 박물관 등에 있는 베냉의 문화재를 파악하는 일 등을 맡고 있다.
고도누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약탈당한 유물 등 35점의 목록을 파악해 프랑스에 전달했다"며 "반환을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단계와 정치·입법·외교 단계 등이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 위원회 역할은 반환 요구를 뒷받침할 과학적 자료를 파악하고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 양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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