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6개월에 집유 3년 '당선무효형'…尹, 선고 당일 항소
변호사 소개·건진법사 관련 발언 모두 허위사실 공표 인정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 침해"…내년 1월 대법판결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7.27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수사와 공소 유지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우선 그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2년 한 기자와의 통화에서 변호사 소개 사실을 인정한 점, 이 변호사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 "윤석열 과장님 말씀 듣고 미리 문자 올렸습니다"라고 적힌 점 등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에 "윤 전 서장의 실제 변호사 선임 과정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적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변호사 소개'를 '변호사 선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로 해석한다면 허위사실 공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의 통상적인 언어에 비춰볼 때 '변호사를 소개한다'는 말은 반드시 그 변호사가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단계에 이르러야만 성립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사건 관계인과 변호사 사이 접촉 자체를 주선하는 행위도 통상 변호사 소개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윤우진의 뇌물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변호사 소개 여부는 피고인과 윤우진의 친분에 관한 중요 사실로 후보자에 대한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라며 "토론회 발언은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 발언도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3년부터 전씨와 지속해서 교류해왔고 김 여사와 교류에 참여했는데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발언이 과거부터 전씨를 안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가 아니고, 특정 날짜에 선거 캠프에서 전성배를 김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뜻에 불과했다며 역시 무죄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은 이 발언이 피고인이 원래 전성배를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선거 캠프에서도 당 관계자로부터 전성배를 소개받았고 그 자리에서 김건희와 함께 전성배를 만난 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국한해 이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당 관계자로부터 처음 전씨를 소개받았고, 현재까지 김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전혀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하며 이는 허위사실 공표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이런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작년 5월 선고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내용을 언급했다.
특정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땐 발언이 이뤄진 당시 상황과 발언의 전체적 맥락을 토대로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기준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부분이다.
당시 대법원은 이런 판단을 토대로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형이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사진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2026.7.27 scoop@yna.co.kr
윤 전 대통령 측은 2020년 7월 선고된 이재명 대통령의 또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판결에는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주제나 맥락과 관계 없이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 역시 명백한 허위사실을 일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유포하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혐의가 성립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대법원 판례의 경우 다수 후보자가 제한된 시간에 즉흥적인 공방을 벌이는 토론회를 전제로 하고, 윤 전 대통령은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변호사 관련 발언은 윤우진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윤우진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정도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발언에 대해선 "피고인이 2013년경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받아온 인물과의 관계를 마치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컸던 상황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당시 피고인이 당선된 선거 결과가 이 사건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인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범행으로 침해됐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질책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15% 이상 득표율을 얻으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다만 이후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이 경우 정당에서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특검법에는 신속한 재판을 위해 1심은 6개월, 2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이른바 '6·3·3 원칙'이 기재됐다
이 원칙대로라면 내년 1월 말에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선고 직후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 "1심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실인정과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며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판결로 국민의힘이 400억원에 이르는 선거보전비용 반환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특검팀 측 김경호 특검보는 취재진에 "충실히 심리해준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이날 선고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받는 8개 재판 중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 사건,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 등 2개를 제외한 6건이 최소 1심까지 마무리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7.27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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