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대구·경북·경남·전남 여러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39도 이상으로 치솟았다. 장마가 끝난 뒤 전국에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돼, 당분간 극한의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될 모양새다.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은 토요일인 25일 39.1도를, 26일엔 39.3도를 기록했다. 양산을 비롯해 밀양·경주·합천·의령 등 경상권 여러 지역과 대구, 전남 광양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38~39도를 오르내렸다. 이 지역들에는 최고기온 39도(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되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는데, 이는 온열질환 등으로 인명피해를 우려해야 하는 극단적인 더위 지표다. 지난 주말 남부지방뿐 아니라 강원도·제주도 일부 지역만 제외하고 전국 전역이 폭염특보 아래 들었다. 밤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도 계속됐다.
26일 기상청 예보를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주말부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 아래에 온전히 들어 사실상 장마철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가 시작된 상태다. 이날 경남 양산과 전남 광양의 최고 체감온도는 38.3도를 기록했다. 올해 장마는 6월30일~7월1일 시작했는데, 지난 주말이 종료일로 결정되면 올해 장마철 기간은 25~26일로 평년 평균(31일 안팎)보다 훨씬 짧아진다.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은 가운데 무더운 날씨는 이번 주도 계속된다. 아침 기온은 23~26도, 낮 기온은 31~39도로 예상됐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우리나라 여름철 날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높은 습기로 체감온도를 높여 인체에 더 위험한 ‘찜통더위’를 유발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다음 주 후반에는 대기 중하층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대기 최상층까지 북서쪽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며 매우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뜨거운 공기가 대기 하층부터 상층부까지 뒤덮는, ‘두 겹의 이불’ 효과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정부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야외활동을 즉각 중단하는 등 폭염·열대야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폭염특보가 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에서는 밭에서 일하던 30대 외국인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15분쯤 해남군 황산면에서 태국 국적의 30대 ㄱ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밭에서 일하다 어지러움을 느낀 그는 쉬기 위해 이동하다가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남 지역의 낮 최고기온은 33.7도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었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온열질환에 따른 사고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ㄱ씨가 온열질환 사망자로 분류될 경우 올해 전남·광주 지역에서 발생한 첫 온열질환 사망 사례가 된다.
최원형 서보미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