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규약 회의가 참사로…아파트 관리실 방화 폭발, 8명 부상(종합4보)

펑' 폭발 뒤 불길 속 탈출…"다 죽인다" 흉기 들고 다시 나타난 용의자 경찰에 제압

목격자 "인화물질 뿌리고 불 지른 듯"…민원·갈등이 배경? 경찰 원인조사

경산 아파트서 폭발 추정 사고…8명 부상
(경산=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psik@yna.co.kr

(경산=연합뉴스) 이강일 최수호 김선형 박세진 기자 =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실에서 입주민 방화로 폭발·화재가 발생해 8명이 다쳤다.

관리규약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관리실 관계자와 입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상자 1명은 위중한 상태다.

경찰은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포함한 부상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긴박했던 폭발·화재 순간…"여러 명 몸에 불붙은 채 뛰어나와"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모두 8명(남 2명·여 6명)이 다쳤다.

경산 아파트 관리실 폭발, 8명 부상 [http://yna.kr/AKR20260723032755053]

중상자 가운데 1명은 상태가 위중해 헬기로 서울로 긴급 이송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다.

방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남성은 범행 전 인화물질이 든 용기를 들고 관리실에 들어갔고, 오래 지나지 않아 불을 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현장을 벗어나 자신의 집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이동해 흉기를 들고 다시 현장 주변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흉기를 든 채 주변에 큰 소리로 욕과 협박을 하다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제압됐다. 용의자도 방화 당시 온몸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 가운데는 관리실과 붙어 있는 경로당에 모여 있던 어르신 5명도 포함됐다.

불이 난 관리실과 경로당은 같은 건물에 있지만 출입구는 분리됐고, 그 사이에 화장실도 있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부상한 노인들이 폭발음을 듣고 대피하다가 불길에 다쳤는지, 관리실에 있다가 다쳤는지도 확인 중이다.

화재 직후 불을 끄는 데 힘을 보탰던 한 주민은 "경로당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산 아파트서 폭발 추정 사고…8명 부상
(경산=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psik@yna.co.kr

경찰과 경산시 등은 아파트 관리실 관계자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폭발과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목격자는 "아파트 주민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관리실에 들어간 뒤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르는 바람에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펑' 하는 폭발음이 여러 번 들린 뒤 몸에 불이 붙은 사람 여러 명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 씨는 "오전 8시 25분쯤 차를 세워두고 잠시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관리사무소 쪽에서 불길이 확 치솟았다"며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한 번이 아니라 계속 들렸고, 119에 신고하는 도중에도 '펑' 하는 폭발 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관리사무소 밖으로 뛰어나왔다"며 "대여섯 명은 됐던 것 같은데 옷이 타고 있었고, 너무 급하게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오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폭발 사고 직후 현장은 비명과 구조 요청이 뒤섞인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 주민은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비명에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다.

한 주민은 "자고 있는데 '펑' 하는 큰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며 "밖을 내다보니 사람들이 뛰어나오고 있어 무슨 큰일이 난 걸 알았다"고 말했다.

A4용지 크기 인쇄물을 쥔 채 밖으로 빠져나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 불길 속 뛰어든 이웃들…"살려달라" 외침에 소화기 들었다

폭발음이 이어지고 화염이 치솟는 공포심에서도 주민들은 화재 진압에 적극 나섰다.

한 주민은 "집에 있다가 '살려달라'는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바닥에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이 보였다"라며 "어떤 부상자 1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주민이 불을 끄려고 소화기를 들고 와서 관리사무소에서 불을 껐다"라며 "남편과 나도 일단 불을 끄고 사람을 살려야겠다 싶어서 소화기와 물바가지를 들고 갔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웃을 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던 사이 출동한 119구조대도 현장에 도착해 화재를 진압하고 부상자들을 화상 전문 병원으로 옮겼다.

폭발 사고 난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산=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psik@yna.co.kr

◇ 민원·낙선·관리실 갈등…경산 아파트 참사 전말

사고가 난 아파트에서는 이전부터 아파트 관리실과 일부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예전에도 경산시청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도 관리규약 문제로 입주자들과 관리실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는 규모가 작아 의무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를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또 방화 용의자는 최근 아파트 주민대표를 뽑는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낙선을 한 뒤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우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의 최근 행적과 범행 전후 행동 등으로 미뤄 그가 아파트 관리실 등과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불만을 쌓아오다 범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한다.

[현장연결] 경산 아파트 관리실 '폭발' 사고 브리핑…"부상 8명, 방화 추정"[http://yna.kr/AKR20260723032755053]

◇ 경찰, 방화 용의자 입건…CCTV 불타 블랙박스 확보 주력

경찰은 범행 직후 현장에서 붙잡은 용의자를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용의자가 범행 과정에서 화상을 입어 그 치료가 끝나면 조사할 계획이다. 그는 현재 대구에 있는 한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은 또 사고 현장에서 난 불이 꺼진 직후 현장 감식을 했다.

범행 직전 모습이 찍혔을 것으로 보이는 아파트 관리실의 폐쇄회로(CC)TV의 저장장치는 불에 타 영상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주차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된 영상 등을 확보해 범행 과정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리실과 갈등에 불만을 품은 용의자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후 주변인 등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날 관리실 건물에 난 불은 오전 8시48분께 진화됐다.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서 폭발 추정 사고
(경산=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모습. 2026.7.23 psik@yna.co.kr
폭발 사고 난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산=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psik@yna.co.kr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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