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국제 공동연구진 연구 결과
美 2형당뇨병 환자 1만8000여명 비교 분석
4년 누적 '성인발병 발작' 위험 감소 확인

서울대병원의 장윤혁 국가전략기술 특화연구소 교수(신경과)와 이순태 신경과 교수 및 은용 미국 컬럼비아대 내과 교수, 봉수환 하버드대 T.H. 챈 보건대학원 박사과정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 공식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오젬픽·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여러 방면에서 질환 보호 효과를 입증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당뇨병·비만치료제다. 미국당뇨병학회가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1차 치료제로 권고 중으로, 혈당·비만 관리와 만성 콩팥병, 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로도 널리 쓰인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 관찰자료에서도 무작위 임상시험을 최대한 모사하는 '타깃 트라이얼 모사'(Target Trial Emulation) 방법을 적용했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을 △세마글루타이드-기타 혈당강하제 비교군(1만213명) △세마글루타이드-SGLT2 억제제 비교군(8605명)으로 구분, 나이·동반 질환·BMI(체질량지수) 등 임상적 차이를 정밀 보정해 약물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를 실제 치료 지표인 치료 필요 환자 수(NNT)로 환산하면 기타 혈당강하제·SGLT2 억제제 대신 세마글루타이드로 각각 70명, 131명을 치료할 때마다 성인발병 발작 1건을 추가로 예방할 수 있단 의미"라고 설명했다.
발작 위험 감소 효과는 혈당이나 체중 감소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매개 효과 분석 결과 당화혈색소 변화가 설명하는 비중은 비교군에 따라 2.4~6.5%, BMI 변화가 설명하는 비중은 0~0.7%에 그쳤다. 여기서 매개 효과란 세마글루타이드가 발작을 예방한 전체 효과 중 '체중 감소·혈당 강하 요인이 원인으로 기여한 지분(%)'을 뜻한다. 연구진이 세마글루타이드가 발작 위험을 대폭 낮춘 전체 효과를 '100'으로 두고 계산한 결과, '혈당이 떨어져서(당화혈색소 감소)' 발작이 예방된 지분은 2.4~6.5%, '살이 빠져서(BMI 감소)' 예방된 지분은 0~0.7%로 사실상 0에 가까웠단 뜻이다.
연구진은 "다른 GLP-1 계열 약물에선 이 같은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며 "세마글루타이드가 체내에 오래 머물며 뇌 내 일부 도달하는 고유의 약리학적 특성 덕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성인발병 발작은 한번 시작하면 의식 소실·낙상 위험이 따른다. 운전과 사회활동에도 제약이 생겨 기능적 예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치료는 발작 발생 후 항발작약으로 재발을 억제하는 데 그쳐 발작 자체를 예방하는 근본적인 치료 전략은 없는 상황이다.
장윤혁 교수는 "성인발병 발작을 중장년기의 뇌 건강이란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본 연구"라며 "다만 관찰 연구인 만큼 향후 장기 추적 연구와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예방 효과와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