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 정서 반하는 범죄자 배제…연내 법 개정 및 2027년 시행 목표
출산크레딧서 아동학대 가해자 빼고, 군 복무 중 실형 시 군크레딧 제한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 모습. 2025.3.20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정부가 아동을 학대한 가해 부모나 군 복무 중 중대 범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에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크레딧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국민 세금과 기금으로 지원되는 혜택인 만큼 국민 정서에 반하는 범죄자들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해 사회적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23일 보건복지부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아동학대 범죄자와 군 복무 중 물의를 일으켜 1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에 대해 국민연금 크레딧 혜택을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연내 국민연금법 개정을 완료하고 오는 2027년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 아동학대 부모에 노후 보너스 없다…출산크레딧 전격 제외
국민연금 크레딧 제도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 노후 연금 수령액을 늘려주는 보상제도이다. 이 가운데 출산크레딧은 자녀를 출산하면 가입 기간을 더해주는 제도다. 현재 자녀가 3명일 경우 총 42개월의 가입 기간을 보너스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양육 의무를 저버리고 자녀에게 학대를 가한 부모에게까지 세금과 보험료로 노후 자금을 보장해 주는 것은 비정상적인 관행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출산크레딧은 국민 세금 30%와 국민연금 기금 70%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복지부 아동학대 연차 보고서를 보면, 학대 행위자 중 부모 비중은 2020년 82.1%에서 2024년 84.1%로 오히려 늘어난 실정이다.
정부는 이처럼 아동을 학대한 부모에게 출산크레딧 적용을 제한하기 위해 정교한 법적 설계에 들어갔다. 자녀 사망 시 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의 유족연금 수급을 제한하는 구하라법처럼,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나 형사 처벌 수위 등을 기준으로 삼는 제한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학계와 사회적 논의 과정에서는 박탈한 크레딧 재원을 학대 피해 아동의 치료비나 자립지원금으로 돌려 피해자 보호의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나오고 있다.
◇ 군 복무 중 실형 시 군크레딧 배제…성실 복무자만 인정
군 복무를 마친 청년들에게 적용되는 군 크레딧도 공정성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군 크레딧은 군 복무 기간 중 일부를 국민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로, 올해부터 최장 12개월로 확대된 데 이어 향후 전체 군 복무 기간으로 늘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성실하게 의무를 다한 군인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중대 범죄로 실형을 산 이들은 혜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군 복무 중 법원에서 징역이나 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아 병적이 제적되거나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되는 청년들은 군 크레딧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단순히 과거 영창처럼 일정 기간 구금되는 수준을 넘어 법적 실형을 받아 군적을 잃은 경우가 제한 대상이 된다. 복지부는 국방부와 협의를 거쳐 하반기 법 개정 시 이런 크레딧 제한 단서 조항을 법안에 명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공적 연금 제도가 지녀야 할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를 공정하게 재정비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 혈세와 소중한 연금 재정이 범죄자들의 노후 보장에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법적 가이드라인을 엄격히 세울 계획이다.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