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바꿨지만…독일 네오나치 결국 남성교도소로

성소수자 혐오하면서 성별자기결정법 악용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성소수자 혐오로 악명 높은 독일 네오나치 인사가 수감 생활을 앞두고 여성으로 성별을 바꿔봤으나 결국 남성교도소에 들어갔다.

16일(현지시간) 주간지 슈피겔 등에 따르면 독일 작센주 법무부는 최근 체코에서 신병을 넘겨받은 극우 운동가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55)를 전날 저녁 남성 범죄자들이 있는 자이트하인 교도소에 수감했다.

그는 수감을 앞두고 작년 8월 체코로 도주했다가 지난 14일 독일로 송환돼 켐니츠 여성교도소에 잠시 머물렀다. 켐니츠 교도소는 다른 여성 수감자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그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스탄체 가이에르트 작센주 법무장관은 "교도소 측이 빠르게 상황을 명확히 하고 쇼에 휘말리지 않아 다행"이라고 했다.

리비히는 성소수자 축제 참가자들에게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폭언하는 등 성소수자 혐오로 유명한 네오나치다. 그는 2023년 증오 선동과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4년 11월 시행된 성별자기결정법을 이용해 성별을 여성으로, 이름도 여성처럼 마를라 스베냐로 바꿨다. 당국은 그가 법적으로 여성이 됨에 따라 작년 8월 켐니츠 여성교도소로 나와 징역을 살라고 명령했다. 그는 이마저도 불응하고 체코로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그는 체코에서 남성이 대부분인 필젠교도소에 수감됐다. 체코 법원에서는 자신이 독일로 돌아가 남성교도소에 수감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별자기결정법은 법원 허가와 정신감정 등을 요구하는 기존 성별 변경 절차가 성소수자 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에 따라 마련됐다. 법원 허가 없이 등기소에 신고만 하면 성별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성소수자를 비난해온 리비히가 스스로 여성이 되자 성소수자를 조롱하려고 법을 악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의 성별과 수감을 둘러싸고 소동이 일면서 성별자기결정법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작센·튀링겐·작센안할트 주정부는 리비히처럼 법을 남용한 게 명백할 경우 심사를 거치도록 법을 개정해달라고 연방정부에 요구했다. 이 법에 따라 성별을 바꾼 사람은 올해 3월까지 모두 2만8천364명이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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