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천450명 사망에 포화 상태…장례업체들 관·바디백 기부
구조현장선 절박한 수색 지속…"정부 아무것도 안해" 분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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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어제는 거리 전체에 숨진 가족을 데리고 온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벨로 몬테 영안실에서 유가족들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하던 심리학과 학생 카밀라 로드리게스는 강진 이후의 참상을 이처럼 전했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으로 최소 1천450명이 숨지고 수만 명이 실종되면서 카라카스의 영안실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오토바이와 승용차, 픽업트럭 적재함마다 희생자들의 시신이 끊임없이 실려 들어오고, 영안실 앞은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지진으로 부모와 형제를 모두 잃은 마르호리 세데뇨는 언론에 "영안실 안은 정말 끔찍하다"며 "누구에게도 닥쳐서는 안 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세데뇨는 법의학 경찰이 보여준 사진으로 오빠의 신원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70대 어머니와 아버지는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 묻혀 있다.
세데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지진이 시작됐을 때 오빠는 막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며 "안에 남아 있던 부모님을 구하려고 본능적으로 뛰어들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가족 벨키스 세데뇨는 구조 및 이후 이송 과정에서의 혼선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의 시누이는 붕괴한 10층짜리 건물 잔해에 깔려있다가 새벽에 살아서 구조됐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허위 쓰나미 경보로 일대 혼란이 벌어지면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 결국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베네수엘라 전국장례협회 전 회장 에드가르 에르난데스는 전국의 장례업체들이 관 200여개와 시신 수습용 바디백 등을 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조견이 연쇄 강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시신을 수색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DB 및 재판매 금지]
그는 지진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주(州)의 영안실이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많은 시민이 시신을 개인 차량에 실어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고 덜 혼잡한 카라카스의 벨로 몬테 영안실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 구조대원은 생존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기 위해 붕괴한 건물 잔해 속에서 절박한 수색을 지속하고 있다.
극심한 장비 부족과 혼란 속에서도 일부 구조 현장에서는 극적인 생환 소식이 때때로 전해지기도 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27일 TV 생중계를 통해 외국 구조대원들에게 "오늘 생존자 33명을 구조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며 구조 작업 성과를 강조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카라바예다에서 11세 소년이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되는 장면 영상을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모든 생명은 베네수엘라에 희망의 근원"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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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장에서는 대규모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이 피해 지역을 찾았을 때는 "정부는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주민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영안실 밖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물과 커피를 나눠주고 심리 상담을 제공하며 유가족들을 돕고 있다.
여진을 우려하며 집 대신 거리에서 밤을 보내는 수백 가구에는 텐트와 매트리스, 식량이 전달됐다.
부모의 소식을 기다리던 세데뇨는 "정부의 대응은 없을지 몰라도 도와주는 좋은 사람들은 정말 많다"며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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