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범죄 등에 한해 촉법소년 ‘만 10살∼12살’ 검토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4월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살인, 강도 등 중대범죄에 한해 현행 만 14살 미만에서 만 13살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앞서 전문가 위원이 중심이 된 공론화 과정에서 ‘촉법소년 연령을 만 10살 이상~만 14살 미만인 현행 기준을 유지’하는 방안이 권고됐으나 시민 여론 등을 반영해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이르면 30일 국무회의에 촉법소년 연령을 조건부로 낮추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르거나 소년원에 세차례 이상 송치되는 등 상습적으로 범행한 경우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촉법소년에게는 소년법에 따라 성장과 교정을 위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이 이뤄진다.

지난 3~4월 정부가 운영한 사회적 대화 협의체(협의체)는 두달간 16차례 이상 회의를 거쳐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낮추지 않되 촉법소년을 제대로 처분·교정하기 위한 제도개선안을 권고했다. 협의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자며 공론화를 주문해 꾸려졌다.

전문가들은 소년범의 연령 하향이 범죄 억지 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한영선 경기대 초빙교수(경찰행정학)는 “덴마크는 2010년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4살 미만으로 낮췄다가 재비행률이 높아져서 2년 만에 다시 15살 미만으로 연령을 원상 복구했고, 미국에서도 연령을 낮춘 주에서 오히려 범죄율이 높아졌다”며 “소년 형사처벌 연령을 낮춘다고 아이들의 범죄가 줄어든다는 어떤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두달 동안의 공론화 결론과 다른 정책을 추진하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공론화에 참여한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론이 걱정하는 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경찰 단계에서 촉법소년 조치 근거 마련, 소년원 과밀수용 해소 등 제도 개선안을 권고했다”며 “이걸 실행해 보지도 않고 촉법소년 기준 연령부터 낮추는 것은 소년의 형사처벌을 금지하는 헌법 취지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의체 자문위원을 맡은 박선영 한세대 교수(경찰행정학)도 “공론화 과정에서 두달 동안 토론회도 하고 전문가 의견도 받아보니 연령을 내린다고 범죄 억지 효과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했음에도 그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고나린 이우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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