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경험 찾아 도서전으로…여성 등 MZ세대 관람객 다수
굿즈에 쏠린 관심…인파 몰렸지만 독자 확장성에 출판계 '고민'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26.6.28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국내 최대 규모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28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폐막했다.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이 이어지며 관람객들이 몰린 도서전에는 행사 기간 주최 측 추산 15만명이 다녀갔다. 입장권은 사전 예매분이 조기에 매진됐다.
2030 여성들이 이끄는 '텍스트힙' 열풍을 반영하듯 젊은 세대 관람객 비율이 높았다.
출판사들은 체육관, 수영장, 세탁소, 빵집 등 다양한 콘셉트의 부스와 각종 굿즈로 열띤 마케팅 경쟁을 펼쳤다. 도서전 한정 도서와 굿즈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도 높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인기 제품이 일찌감치 품절이라는 후기가 잇따랐다.
◇ 취향·경험 찾는 젊은층 발길
2018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여해온 그림책 출판사 '윤에디션' 김윤정 대표는 이날 "작년부터 2030 관람객들,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오고 연인이 데이트하는 장소로도 많이 찾아온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들도 MZ 세대인데 도서전이 가성비가 너무 좋다고 했다. 어디를 놀러 가도 2만원을 넘게 써야 하는데 이 금액에 볼 것도 많고 굿즈를 사는 재미도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도서전의 일반 티켓 가격은 성인 1만2천원이다.
교보문고에선 자신이 태어난 해에 나온 베스트셀러 속 문장이 적힌 책갈피를 가져가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는데 2004년, 2005년 책갈피가 가장 많이 소진됐다.
교보문고 박정남 팀장은 "서점에서도 고객 분석을 해보면 젊은 층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을 더 많이 이용한다. 매장에서 운영하는 독서클럽에도 젊은 독자들이 온다"며 "자기 취향을 찾는 것을 즐기고,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6.6.24 ryousanta@yna.co.kr
◇ 굿즈에 쏠린 시선…독자층 확장성 놓고 출판계 고민도
소규모 출판사 '연필과 머그' 정성희 에디터는 "도서전에 많이 와 주시는 것 자체는 굉장히 긍정적"이라며 "독자들과 직접 만나 책을 소개할 수 있어 좋았고 실제 구매도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일어나 참여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에디터는 다만 "저희도 굿즈를 많이 준비해 나왔지만, 도서전에선 미처 몰랐던 책을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이 큰데, 책을 차분하게 보기 어렵고 굿즈 오픈런을 한다는 방향으로 가는 면이 있어서 책을 보러 오신 분은 불편하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도서전에서 평산책방과 함께 부스를 꾸린 출판사 돌베개의 고운성 부장은 "문학 분야 출판사는 강세인데 저희는 사회과학 쪽이다 보니 매출에 한계가 있어서 좀 아쉽다"며 "문학 분야 출판사도 매출은 많이 발생했지만, 책보다 굿즈가 더 주목받아서 나름의 고민이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도서전에 대한 관심이 장기적으로 독자층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도 출판계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출판사 '윤에디션' 김 대표는 "영화관도 멀티플렉스가 되는 시대에 책만 고집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굿즈가 예뻐서 책도 좀 볼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독자층이 확산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SNS에는 인파에 치이면서도 다양한 출판사의 책과 저자를 직접 만나고 각종 굿즈를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반응과 함께 내부가 너무 혼잡해 편하게 책 한권을 볼 수 없었고 티켓 교환과 입장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아쉬웠다는 관람객들 후기도 적지 않았다.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