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울산 고효준 "후회 없이 내려놓아…야구인으로 살아갈것"

고효준 "팬 여러분 덕분에 끝까지 행복한 선수였습니다"

인천서 야구 아카데미 지도자로 새 출발…"방송 활동도 관심"

28일 은퇴식을 진행한 울산 웨일즈 고효준
[울산 웨일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한 기자 = "선수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후회 없이 내려놓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25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한 프로야구 울산 웨일즈의 고효준(43)이 28일 은퇴 결정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울산은 이날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퓨처스(2군)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 전 고효준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고효준은 "야구를 정말 사랑했고, 웃으며 떠날 수 있어 행복하다"며 "25년 동안 야구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팬 여러분 덕분에 끝까지 행복한 선수였다. 앞으로도 야구인 고효준으로서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은퇴 소감을 말했다.

은퇴를 가장 먼저 실감하게 한 건 가족이었다.

고효준은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딸이었다. 은퇴 이야기를 했더니 일곱 살 딸이 많이 서운해했다"며 "항상 응원하는 팀도 정해져 있었고, 아빠가 뛰는 팀이 모두 자기 팀이라고 해왔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에게도 참 특별한 시간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002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효준은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롯데, LG 트윈스,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를 거쳐 2026시즌 울산에 합류했다.

1군 통산 646경기에 나와 49승 55패 4세이브 65홀드 평균자책점 5.31을 작성했다.

올 시즌 울산에서도 33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1, 2군을 통틀어 최고령 승리, 세이브, 홀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고효준은 1군 복귀를 위해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태우며 구속을 시속 148㎞까지 끌어올렸지만, 끝내 KBO리그 구단의 제의를 받지 못했다.

송진우가 한화 이글스에서 세운 KBO리그 최고령 승리 기록(43세 1개월 23일) 경신에도 도전했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고효준은 마지막 도전을 울산에서 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에 합류하기 전부터 신인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긴장감과 설렘이 있었다"며 "울산은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면서도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는 분위기였다. 정말 즐겁게 야구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고효준은 25년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우승으로 꼽았다.

그는 "SK 시절 첫 우승을 했던 순간과 KIA에서 우승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구장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들며 보냈던 평범한 하루하루가 가장 소중한 추억이었다. 돌아보니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28일 은퇴식을 진행한 울산 웨일즈 고효준
[울산 웨일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K 시절 은사였던 김성근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제 야구 인생을 완전히 바꿔주신 분"이라며 "야구인으로서도 정말 존경하는 분이었고, 제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고효준은 앞으로 인천에서 야구 아카데미 지도자로 새 출발한다.

그는 "김태훈 전 SSG 랜더스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라며 "방송 활동에도 관심이 있다. 야구인으로서 야구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자리든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설명했다.

mov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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