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창업자에게 아이디어는 특허 이전 단계의 문서가 아니라 사업의 존망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인 만큼 정부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다만 이번 사고를 이유로 창업 지원 정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과도하다. 집행 과정의 실패와 정책의 필요성은 구분해야 한다. 빈대가 나왔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잘못된 운영은 바로잡되, 창업 생태계를 키우려는 정책적 노력까지 흔들어서는 안 된다.
창업은 단순히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으며, 실패를 통해 다시 배우는 과정이다. 모든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역량은 결국 사회 전체의 자산이 된다. 창업 지원 정책이 존재하는 이유도 개별 기업 몇 곳의 성공을 넘어, 더 많은 사람이 도전을 경험하고 혁신의 문화를 확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런 점에서 '모두의 창업' 역시 단순한 오디션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창업에 관심은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에게 도전의 문을 열어주고, 창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넓히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의 존폐를 논하는 일이 아니다. 허술한 운영을 신속히 바로잡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 창업가들의 도전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을 분명히 제시하는 한편, 남은 멘토링과 예선·본선 과정을 전면 점검해 참가자들이 안심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렵게 선발된 참가자들의 의지와 열정이 이번 사고로 꺾여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예비 창업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수없이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제도의 가치와 집행의 잘못을 혼동한다. 이번 사고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의 문제다. 빈틈은 바로잡고 신뢰는 회복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후퇴가 아니라 개선이다. 스타트업이 실패와 수정, 보완을 거듭하며 성장하듯 창업 지원 정책 역시 끊임없는 점검과 보완을 통해 더 나은 제도로 발전해야 한다. 도전의 무대 자체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의 창업'이 더 안전하고 신뢰받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난다면, 오히려 우리 창업 생태계는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창업의 집까지 허물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의 기대와 용기로 시작된 '모두의 창업'이 상처를 딛고 신뢰를 회복해 더 많은 도전자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키워내는 무대로 끝까지 남아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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