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럽에서 시작된 폭염이 독일, 체코, 덴마크 등 동·북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데페아(DPA) 통신과 리베라시옹은 독일 기상청을 인용해 27일(현지시각) 오후 4시30분께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주 뫼케른-드레비츠에서 이 나라 역대 최고인 41.5도 기온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전날 독일 서부 자르브뤼켄에서 나온 관측 사상 최고 기온(41.3도)을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독일 녹색당 전 대표 카트린 괴링에카르트는 엑스(X)에 “이 더위는 기분 좋은 여름 날씨가 아니다. 이것은 보건 위기”라고 썼다.
체코 국립기상청도 이날 프라하 북쪽 독사니 기상 관측소에서 체코 역대 최고인 40.8도가 관측됐다고 알렸다. 종전 기록은 2012년의 40.4도였다. 두 나라보다 북쪽인 덴마크의 오르후스 인근 오둠 지역 수은주 역시 37.0도를 찍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덴마크 기상학자 페테르 나테프는 덴마크 여름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유럽 서쪽에서 시작된 더위가 동쪽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동쪽인 루마니아 정부는 29일부터 7월1일까지 “거의 전국이 극심한 더위에 직면할 것”이라며 폭염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발칸 반도의 세르비아·북마케도니아·보스니아·몬테네그로도 29일까지 최고 39도 고온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경우 27일을 정점으로 기온이 한풀 꺾였다. 프랑스 기상청은 27일 밤 10시부로 북·중부 13개 데파르트망(도)의 폭염 적색 경보를 주황색 경보로 낮췄다. 영국은 29일까지 곳에 따라 40도 넘는 더위가 이어지다가 이후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각국의 건강 피해도 불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번 폭염으로 유럽에서 1억5000만명이 35도 이상 고온에 노출됐다. 동아시아 같은 대륙성 기후보다 여름이 서늘·건조하던 유럽에서는 드문 일이다. 스페인 당국은 21∼26일 폭염 관련 사망자가 327명이라고 집계했다. 스테파니 리스트 프랑스 보건장관도 28일 라트리뷘 인터뷰에서 “정상보다 많은 사망자가 관찰되고 있다”며 “만성질환자에게는 폭염의 영향이 몇주 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